뉴욕증시, 이틀째 조정..실적·지표 실망 탓

by이정훈 기자
2014.01.18 06:04:49

다우지수만 강보합..S&P지수 1830대로 후퇴
UPS-페덱스, 실적우려에 동반하락..GE도 하락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뉴욕증시가 대체로 하락했다. 경제지표가 부진한 모습을 보인데다 일부 기업들의 실적과 향후 전망이 좋지 않게 나오면서 조정심리가 부각된 탓이었다.

17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41.36포인트, 0.25% 상승한 1만648.37로 장을 마감했다. 반면 나스닥지수는 21.11포인트, 0.50% 떨어진 4197.58을 기록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역시 전일보다 7.24포인트, 0.39% 하락한 1838.65에 머물렀다.

개장전 발표된 지난해 12월 산업생산이 5개월째 증가하고 가동률도 5년 반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신규 주택착공과 건축허가가 조정양상을 보인데 이어 소비자들의 경기 신뢰지수도 하락세를 보이는 등 다소 엇갈린 모습이었다.

기업 실적도 썩 좋지 않았다. 모건스탠리의 4분기 이익과 매출이 시장 기대치를 웃돌았지만, BNY멜론은 시장 예상을 밑도는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또 UPS는 올해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하며 시장에 부담을 줬다.

다만 유럽 지역에서는 크리스마스 연휴가 끼어있던 지난해 12월 영국 소매판매가 예상밖의 호조를 보이며 작년 연간 소매판매도 2004년 이후 가장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는 소식이 시장심리를 안정시켰다.

개별 종목별로는 제너럴 일렉트릭(GE)이 분기 실적 증가에도 불구하고 차익매물로 인해 3% 가까이 하락했고 UPS는 실적 전망 하향 조정 탓에 주가가 1% 가까이 떨어졌다. 이로 인해 경쟁사인 페덱스도 1% 정도 동반 하락하고 말았다.

반면 모건스탠리는 양호한 실적 덕에 3.69% 올랐다. 골드만삭스 역시 0.38% 상승하는 등 금융주는 대체로 강했다.

◇ 美 산업생산, 5개월째 증가..가동률 5년반만에 최고

지난달 미국의 산업생산이 5개월 연속으로 증가세를 이어갔다. 증가폭이 다소 둔화되긴 했지만, 가동률이 5년 6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미국 실물경제가 회복세를 지속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이날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미국의 지난해 12월 산업생산이 전월대비 0.3%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앞선 11월의 1.0%보다 증가폭이 둔화되긴 했지만, 0.3% 증가할 것이라던 시장 전망치에는 부합했다. 산업생산은 이로써 5개월 연속으로 증가세를 이어갔다. 다만 앞선 11월 수치는 종전 1.1% 증가에서 소폭 하향 조정됐다.

산업별로는 전체 산업생산의 75%에 이르는 제조업 생산이 0.4% 증가했다. 지난 11월의 0.6% 증가보다 다소 낮아졌지만, 시장 전망치인 0.3% 증가는 상회했다. 광공업 생산도 0.8% 늘어났고 유틸리티 생산은 1.4% 줄었다. 또한 자동차 조립생산 규모는 연율 환산으로 1180만대를 기록해 앞선 11월의 1153만대보다 줄었다. 아울러 변동성이 큰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등을 제외한 순수한 산업 생산 역시 0.2% 증가하며 11월의 0.9% 증가에 비해 둔화됐다.

이 기간중 가동률도 79.2%를 기록하며 지난 11월의 79.1%와 시장 전망치인 79.1%를 모두 웃돌았다. 특히 이는 지난 2008년 6월 이후 무려 5년 6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 美가계 경기기대, 예상밖 저조..소비회복 더딜듯

이달중 미국 가계의 경기 기대치가 시장 예상치에 밑돌며 하락했다. 이로써 올초 소비경기 회복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날 미시건대학이 발표한 1월중 소비자 신뢰지수 예비치가 80.4를 기록했다. 이는 앞선 12월 확정치인 82.5는 물론이고 시장 예상치인 83.5에는 못미친 것이다.

세부 항목별로는 미국인들이 현재 경기 상황에 대해 가지는 평가지수는 앞선 12월 확정치인 98.6이나 시장 전망치인 98.5보다 낮아진 95.2를 기록했다. 또 향후 6개월내 경기에 대한 기대지수도 12월 72.1과 시장 전망치인 74.2보다 낮아진 70.9에 머물렀다. 다만 12개월후 경기 전망지수는 12월 94에서 96으로 높아졌다.



한편 1년뒤 기대 인플레이션은 3.0%를 기록하며 앞선 12월 확정치와 같았고, 5년뒤 기대 인플레이션은 2.9%를 기록하며 12월의 2.7%보다 상승했다.

◇ 美 주택착공, 8개월래 최대감소..건축허가도 조정

지난달 미국의 신규주택 착공이 넉 달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주택 착공이 8개월만에 가장 큰 감소율을 기록했고 선행지표격인 건축허가 건수도 큰 폭으로 줄어드는 등 부동산 경기 회복세가 다소 주춤거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날 미국 상무부는 지난해 12월 신규 주택착공 건수가 전월대비 9,8%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앞선 지난 11월의 23.1% 증가에서 감소로 급선회한 것으로, 특히 이는 지난해 4월 이후 8개월만에 가장 큰 감소율이었다. 또한 착공건수 역시 99만건을 기록, 11월의 110만7000건을 밑돌았다. 그러나 착공건수는 99만건이던 시장 전망치는 웃돌았다.

전체 주택시장의 4분의 3을 차지하고 있는 단일가구 주택 착공이 7.0% 감소한 66만7000건을 기록했고 콘도와 타운하우스 등 다세대 주택 착공도 14.9%나 급감한 33만2000건을 기록했다.

반면 주택착공의 선행지표로, 지난 9~10월중 큰 폭으로 증가한 건축허가 건수는 감소세를 두 달째 이어갔다. 지난달 건축허가 건수는 3.0% 줄어든 98만6000건을 기록했다. 이는 11월의 101만7000건보다 줄었고 101만5000건이었던 시장 전망치에도 못미쳤다.

◇ BNY멜론, 4Q 이익 15% 감소..시장예상도 하회

세계 최대 수탁은행인 BNY멜론의 지난 4분기(작년 10~12월) 이익과 매출이 시장 기대를 밑도는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BNY멜론은 이날 지난 4분기중 순이익이 5억3900만달러, 주당 44센트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1년전 같은 기간의 6억3500만달러, 주당 53센트보다 15% 감소한 것이다. 특히 이는 주당 54센트였던 시장 전망치에도 못미친 것이다.

같은 기간 매출액(영업수익)은 35억9000만달러를 기록해 전년동기의 36억2000만달러보다 감소한 것은 물론이고 37억2000만달러였던 시장 전망치보다도 낮았다.

이같은 실적 악화는 수수료 수입 감소에 따른 것으로, 실제 이 기간중 총 수수료 수입은 27억6000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1.5% 줄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말 기준으로 수탁자산 규모는 1조5800억달러로 전년동기대비 14% 늘어났다.

◇ 모건스탠리, 4Q 이익-매출 시장기대치 웃돌아

월가 대형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의 지난 4분기(지난해 10~12월) 이익이 큰 폭으로 줄었다. 채권 트레이딩 매출 감소에 따른 것이었다. 그러나 이익과 매출 모두 시장 기대치는 웃돌았다.

모건스탠리는 이날 지난 4분기중 순이익이 1억8100만달러를 기록해 전년동기의 5억9400만달러보다 큰 폭으로 줄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처럼 순이익이 줄어든 것은 이 기간중 법정 소송 등으로 인해 12억달러의 손실이 발생한 탓으로, 이같은 일회성 항목을 제외한 조정 순이익은 주당 50센트를 기록해 45센트였던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다.

또 매출액(영업수익)은 82억달러를 기록해 전년동기대비 9.7% 증가했다. 이 역시 80억1000만달러였던 시장 전망치를 넘어선 것이다.

자산관리 부문에서 매출액이 전년동기대비 12% 증가했지만 채권 트레이딩 부문에서의 매출이 14%나 급감한 것이 매출 감소를 주도했다. 이는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