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한파에 경제피해 5조원대..1Q 성장률도 낮출듯

by이정훈 기자
2014.01.09 02:01:45

운송차질에 여행-쇼핑 등 활동위축.."피해 50억불"
"1Q 성장률 0.1~0.2%P 하락"..고용지표에도 악재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미국을 강타하고 있는 ‘살인적 한파’로 미국 경제가 최대 50억달러(약 5조3300억원)에 이르는 경제적 비용을 부담해야 할 것으로 전망됐다.

시카고를 강타한 강추위속에 출근하는 남성
미국 중서부와 남동부 지역에 수십년만에 최악의 한파가 몰아닥쳐 미국인 수 백만명이 출근하지 못하거나 비행기와 철도 운행이 중단됐다고

NBC뉴스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라 기업활동이나 여행에 차질을 빚는 것은 물론이고 쇼핑과 영화관람, 외식활동도 급감하고 있다.

기업들에게 날씨 정보를 제공하는 플래어리틱스의 에반 골드 수석 부사장은 “한파 영향을 받고 있는 인구수가 동부 전체 인구의 3분의 2에 해당되는 2억명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피해규모는 50억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추정했다.

그는 한파의 구체적 피해 사례로 근로환경 악화에 따른 생산성 저하와 소비지출 감소, 난방비 증가 등을 꼽으며 “지난 2010년에도 이와 비슷한 한파가 몰아친 적이 있는데, 당시에도 피해규모가 250억~300억달러에 이르렀다”고 덧붙였다.



내리먼 베라베쉬 IHS글로벌인사이트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이번 한파로 1분기중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1~0.2%포인트 정도 낮아지게 될 것이라며 “다만 2분기에는 복구비용 지출 등으로 그 만큼 성장률이 높아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특히 그는 북동부에서 제한적 서비스로 진행중인 앰트랙 등 철도서비스와 7000여편이 결항된 항공업계, 음식료품 업체 등이 주로 피해를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한파로 20여명이 사망한 가운데 몬태나는 영하 52도, 일리노이와 인디애나, 아이오와, 메릴랜드, 미시간, 노스다코타, 네브래스카 등은 영하 40∼영하 50도까지 떨어졌다. 일부 지역은 체감온도가 영하 70도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보됐다.

극지 회오리 바람 ‘폴라 보텍스(polar vortex)’가 원인인 이번 추위는 남극 혹은 북극은 물론이고 지구 밖 궤도를 도는 화성 일부지역과 맞먹거나 더 심한 수준이라고 AFP통신은 전했다.

뉴욕은 지난 7일 영하 15.5도까지 떨어져 지난 2004년 1월 16일 이후 10년 만에 역대 최저 온도를 기록했다. 1월 7일을 기준으로 하면 1896년 이후 가장 낮은 기온이다. 이에 따라 뉴욕 주는 14개 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주 고속도로 일부 구간을 잠정 폐쇄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