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 "美증시 합리적 수준"..아이칸 반박
by이정훈 기자
2013.11.20 04:14:12
"주가 적절성 아무도 몰라..저평가도, 고평가도 아냐"
"증시 우려 안해..장기적으론 주가 분명 더 오른다"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최고경영자(CEO) 겸 회장이 “미국 증시가 여전히 합리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주장하며 전날 비관적인 발언으로 증시를 불안하게 했던 `기업 사냥꾼` 칼 아이칸을 반박했다.
버핏 CEO는 19일(현지시간) 버크셔 본사가 있는 네브라스카주 오마하에서 열린 ‘미국 교육주간(American Education Week)` 행사에 참석, CBS와 만난 자리에서 “주식시장은 여전히 합리적인 수준(a zone of reasonableness)에 있다”고 밝혔다.
그는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지난 5년전 뉴욕타임스(NYT)에 기고한 글에서 `미국 주식시장이 매우 싸다`고 언급했었다”며 “당시나 지금이나 주식이 과대 평가됐다고 보는 사람도 있고 여전히 과소 평가됐다고 말하는 쪽도 있는데, 사실 누구도 주식시장이 적절한지에 대해 정확하게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대부분의 시간동안 주식시장은 약간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경향이 있다”며 “분명한 것은 지금 주식시장은 저평가돼 있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고평가돼 있지도 않다”고 지적했다.
버핏 CEO는 “주식시장에 대해 여전히 ’매수‘ 의견을 유지하고 있다”고 소개하며 “현재 주식시장에 대해 우려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주식에 대한 장기투자 필요성을 강조하며 단기적 관점에서 증시에 대해 부정적으로 언급했던 아이칸을 우회적으로 반박했다.
버핏 CEO는 “우리는 농장이나 아파트를 소유하듯이 주식을 매입함으로써 기업의 일부를 소유하고 있다”며 “만약 농장이나 아파트를 샀다면 바로 다음주나 다음달에 가격이 얼마나 오를지를 생각하지 않고 5년이나 10~20년씩 보유할 것이며 주식도 마찬가지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나 역시 주식시장이 다음주에, 또는 다음달에, 내년에 어떻게 될지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면서도 “다만 5년이나 10년 후라면 주가가 지금보다 더 올라갈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 이어 “만약 당신이 충분히 오래 산다면 주가가 훨씬 더 올라가는 걸 볼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전날 억만장자 투자자인 아이칸은 뉴욕에서 열린 ‘로이터 글로벌 투자 전망회’에 참석, “기업 실적이 좋아지고 주가가 오르는 이유는 실질적인 경영성과가 좋아서라기보다는 저금리로 자금 조달이 쉬워졌기 때문”이라며 “최근 증시를 매우 조심스럽게 보고 있으며 앞으로 쉽게 폭락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