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어찌 할꼬..민주당 전대 흥행 대박에 배앓이
by김성곤 기자
2012.05.25 06:00:00
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5월 25일자 4면에 게재됐습니다. |
[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민주통합당의 전당대회 흥행 돌풍에 새누리당이 배앓이를 톡톡히 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지난 15일 전당대회를 치렀지만 별다른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한 채 흥행에 참패했다. 반면 민주당은 울산, 부산, 광주·전남, 대구에 이르는 일련의 전당대회 과정에서 당대표 후보자들 사이에 예측 불허의 접전이 펼쳐지며 흥행 대박을 구가하고 있다.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발등에도 불이 떨어졌다. 새누리당은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 체제에 돌입한 이후의 흥행 요소를 점검하는 작업에 부랴부랴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
새누리당의 대선 후보 경선은 싱거운 결과가 예상된다. 벌써부터 “해보나마나 박근혜 전 위원장이 대선 후보로 선출되는 것은 아니냐”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지난 15일 경기 고양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전당대회처럼 승부가 뻔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정두언 의원은 이와 관련 “국민은 새누리당 전대가 있었는지 없었는지도 모르고 관심도 없다”고 혹평했다. 실제 5·15 전대 당시 언론의 관심은 황우여 대표 선출보다 비박근혜계 후보의 지도부 입성 여부였다.
박 전 위원장의 차기 지지율은 위력적이다. 4·11 총선 이후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50%에 육박했다. 과거 강고했던 이회창 대세론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반면 비박 주자의 지지율은 초라하기 그지없다. 지지율 합계가 5% 안팎으로 ‘도토리 키재기’ 수준이다. 김문수, 정몽준, 이재오 등 비박 주자들은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 도입을 촉구하며 여론몰이에 나섰지만 박 전 위원장은 요지부동이다. 설사 비박 3인방의 후보 단일화가 실현되더라도 파괴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분석실장은 “대선 후보 경선은 지지층을 확장하고, 정책과 비전을 알리는 것은 물론 네거티브 전략에 대한 면역력을 기를 수 있는 기회”라며 “경선에 대한 대중의 관심과 흥행성 제고를 위해 새누리당의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새누리당과 달리 야권의 상황은 정반대다. 현재 ‘박근혜 대세론’에 눌려있지만 차기 대선 후보 경선 과정의 역동성이 한줄기 희망이 되고 있다. 4·11 총선 이후 ‘굴러온 잔칫상을 발로 걷어찼다’는 혹평이 나올 정도로 침체됐던 분위기와는 확연히 다르다.
최근 흥행 대박을 이어가는 민주당 전당대회 과정에서 싹을 찾을 수 있다. 전대 초반 이해찬 대세론이 지배적이었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물고 물리는 대혈투다. 김한길(울산), 이해찬(부산), 강기정(광주·전남) 후보가 각각 1위를 차지하며 예측불허의 상황에 접어들었다.
야권의 대선 후보 경선은 새누리당과 달리 최종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역동성이 있다. 우선 문재인 고문의 출마가 가시권에 접어든 가운데 김두관 경남지사의 출마설이 끊이지 않아 친노 주자간 예선전이 흥미롭다. 또 손학규 등 비노무현계 주자의 움직임과 합종연횡도 민주당 경선의 흥미 요소다.
부정 경선 파문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이정희, 유시민, 심상정, 노회찬 등 통합진보당의 유력 정치인의 움직임도 무시못할 변수다. 야권 대선 후보 경선의 최대 하이라이트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연대 문제다. 조용한 물밑 행보를 이어온 안 원장은 오는 30일 부산대 특강에서 어떤 식으로든 차기 대선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대선 국면의 흥행은 매우 중요하다”며 “민주당 전대 과정에서 나타난 역동성이 야권의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보여진다면 최종 후보가 누가 되더라도 대선에 미치는 파괴력은 엄청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