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vs 박지원’..박태규 연루설 놓고 정면충돌

by박원익 기자
2012.05.23 06:00:00

[이데일리 박원익 기자]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과 박지원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부산저축은행 로비스트 박태규씨와 연루설을 놓고 정면으로 충돌했다.

박근혜 전 위원장은 22일 박지원 위원장이 제기한 로비 연루 의혹에 대해 “박태규씨는 제가 전혀 모르는 사람이고, 만난 적도 없는데 한 두 번도 아니고 계속해서 그렇게 허위로 네거티브를 하고 있다”며 박지원 위원장을 정조준 했다.

박 전 위원장은 이날 새누리당 당선자 총회에 참석하기 직전 기자들과 만나 “정치 지도자나 언론은 국민한테 진실을 얘기해야 하는데, 그렇게 허위 사실을 유포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어 법적인 조치를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검찰에서 제대로 수사를 해서 네거티브를 뿌리뽑아 줬으면 좋겠다. 그 결과에 대해서도 소상히 밝혔으면 한다”며 강경한 태도를 나타냈다.

박지원 위원장 역시 물러서지 않고 맞섰다. 그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박근혜 전 위원장이 저를 고소함으로써 참 흥미진진한 일이 앞으로 벌어지겠구나 싶어 저를 기쁘게 한다”며 자신만만한 태도를 보였다.



박 위원장은 “ ‘나꼼수(나는 꼼수다)’ 주진우 기자가 만난 사람의 육성 녹음을 가지고 있고 저도 복수의 유명 인사가 진술해준 내용이 있기 때문에 기다려보시면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며 재차 의혹을 제기했다.

팟캐스트 방송 나꼼수의 공동 진행자 김용민 씨 역시 이날 트위터를 통해 “박근혜 씨가 판을 키우네요. 세상에 감춰질 진실은 없습니다”라며 공세를 지속했다. 나꼼수는 이달 초 방송에서 박태규씨가 저축은행 구명 로비를 위해 지난 2010년 11월께 박 전 위원장과 만났다고 주장한 바 있다.

쟁점은 박근혜 전 위원장과 박태규씨가 실제로 만난 적이 있느냐는 점이다. 양측은 현재 ‘전혀 모르는 사람’, ‘(만났다는 것을 확인해 줄) 확실한 복수의 진술자가 있다’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검찰 조사에서 박 씨의 관련 진술이 나온다면 한쪽의 주장에 급격히 힘이 실릴 수 있다.

박근혜 전 위원장은 박지원 위원장과 나꼼수의 진행자인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 주진우 시사인 기자 등을 명예훼손으로 검찰에 고소한 상태다.

박지원 위원장 역시 박근혜 전 위원장의 측근을 고소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양측의 법정공방이 길어질 여지도 있다. 검찰은 박 전 위원장의 고소사건을 22~23일 형사부에 배당한 뒤 수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