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 총선 승부처(8) 서울 영등포 을 권영세 대 신경민

by나원식 기자
2012.03.27 06:00:00

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3월 27일자 2면에 게재됐습니다.
[이데일리 나원식 기자] ‘여당의 실세 중진 의원’과 ‘제1 야당의 앵커 출신 정치 신인’이 서울 서남부 민심을 차지하기 위해 맞대결을 펼치고 있다.   권영세 새누리당 사무총장과 신경민 민주통합당 대변인은 4·11 총선에서 서울 영등포 을 지역구를 두고 무소속이나 군소정당 후보 없이 일대일의 진검 승부를 펼치고 있다.

영등포 을은 당초 권 후보의 텃밭으로 간주됐으나 민주당이 ‘서울 서남부권에 바람을 일으킬 진원지’로 지목, 신 후보를 전략공천하면서 단숨에 격전지로 떠올랐다. 민주당은 이 지역에서 야당 바람이 불어 인근의 강서구, 금천구까지 번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 권영세 새누리당 후보가 지난 25일 신길동 거리에서 유권자와 악수하고 있다. (권영세 후보 캠프 제공)
선거판이 뒤늦게 짜여진 만큼 두 후보는 부랴부랴 선거운동에 나선 모습이다. ‘바람몰이’의 주인공으로 낙점된 신 후보는 26일 “지난 15일 공천돼 현장에 갔을 때는 그야말로 ‘맨땅에 헤딩’하는 느낌이었다”며 막판 스퍼트를 다짐했다.   당 공천을 마무리하고 지난주 본격적으로 지역을 돌아보기 시작한 권 후보의 경우 “지금부터 열심히 할 것”이라며 “10년전 초선에 도전했던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겠다”며 전열을 다졌다.

지역 유권자들은 아직 두 후보를 ‘탐색’하는 모습이다. 신길동 대신시장에서 만난 이 모(62)씨는 “선거가 보름이나 남았지 않느냐”며 “조금 더 지켜보고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택을 굳힌 주민도 후보의 면면보다 “원래 이곳은 새누리당이 뽑혀야 한다”거나 “이제 바꿀 때가 됐다”는 식의 추상적인 답변을 내놓는 경우가 많았다.



여론조사를 봐도 아직까지 뚜렷하게 표심이 쏠리고 있지 않고 있다. SBS 여론조사에서 권 후보는 36.3%로 신 후보(28.8%)를 7.5% 포인트 차이로 앞섰고, 동아일보 조사는 권 후보(33.6%)와 신 후보(30.5%)가 박빙인 것으로 집계됐다.
▲ 신경민 민주통합당 후보가 지난 20일 신길1동 대신시장에서 유권자와 인사하고 있다. (신경민 후보 캠프 제공)
세부 지역별로 표심이 갈리는 모양새도 나타나고 있다. 중산층이 거주하는 여의도동과 신길7동이 보수적 성향을 보이는 것으로 분석된다. 여의도동에서 20년 넘게 거주한 이 모(75)씨는 “권 후보가 크게 잘못한 것은 없다”며 “계속 권영세를 뽑았고 이번에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대림1~3동과 신길4~6동은 ‘야당 성향’이 강한 것으로 분석된다. 대신시장에서 방앗간을 운영하는 박 모(56)씨는 “권영세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여의도에 비해 여기는 지난 10년 동안 나아진 것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신 후보에 대해 “잘 모르지만 새로운 맛이 있지 않느냐”며 지지 의사를 내비쳤다.

세대별 표심도 엇갈리고 있다. 대림2동에 거주하는 버스 운전사 박 모(68)씨는 “민주당 사람이 온다고 해서 달라질 게 있느냐”면서 권 후보를 지지 의사를 밝혔다. 신경민 후보를 지지한다는 김 모(30)씨는 “다 아시잖아요. 새누리당은 별로...”라고 말을 흐렸다. 그는 “신경민 앵커에 대한 좋은 이미지 때문으로 해두자“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