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랩, 돈은 빠져나가지만 한번 팔아봐야지"

by김자영 기자
2012.01.20 08:30:00

방어력 갖춘 상품으로 자산관리 강화

[이데일리 김자영 장영은 기자] "작년 12월 한주에 50억원씩 빠졌는데 1월 현재는 매주 70억원씩 빠져나가고 있어요." "지수가 오르면 오르는 대로, 빠지면 빠지는 대로 환매가 되네요. "

작년 하반기부터 자문형 랩어카운트에서 자금유출이 끊이질 않고 있다. 하지만 증권사들은 영업을 위축시키기보다 올해 시장 상황에 맞는 상품을 적극적으로 팔아보자는 분위기가 강해 눈길을 끌고 있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랩부분에서 KP(한국)물이라 불리는 달러로 발행된 국내 기업 채권을 담은 상품과 고배당주를 주로 담은 랩어카운트 판매에 주력할 예정이다.

올해 주식시장 역시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 중국의 경제둔화 우려로 지지부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공격적인 상품보다 `안정`에 무게를 둔 상품을 팔기로 했다.

신긍호 한국투자증권 고객자산운용 부장은 "자문형 랩의 자금이탈이 작년보다 소폭 늘었다"면서 "시장 분위기상 지수가 조금이라도 오르면 바로 환매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때문에 최근 2년간 팔았던 공격적인 랩 상품보다 다소 수익률은 낮더라도 방어력을 갖춘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신 부장은 "아울러 자문형 랩보다 자체 랩 상품을 사이즈를 키워볼 생각"이라면서 "특히 고배당주 상품은 모의 운용을 해본 결과 높은 수익률을 보여 올해 야심차게 팔아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투자증권(005940) 역시 시장 분위기에 맞는 상품으로 고객 자산 관리에 나설 예정이다.



최호영 랩운용 부장은 "올해 들어 하루에 10억원이 자문형 주식랩에서 자금이 나가고 있다"면서 "올해 얼마를 팔아보자는 목표를 세우지 않았지만 안정적으로 자산을 관리하는 상품을 밀어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방어력을 갖춘 랩을 전진 배치할 예정이다. 멀티스타일랩이 그것이다.

이 상품은 브레인투자자문 상품과 한국밸류자산운용 가치주 상품 비중을 반반씩 두는 랩이다. 공격성과 함께 방어력을 갖춰 하락장에서 빛을 내는 상품이다.

또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운용역의 주관적인 판단 리스크까지 더해지는 불상사를 막기위해 시스템트레이딩으로 시장에 대비하는 상품도 적극 팔아볼 계획이다.

최 부장은 "이 상품은 최근 한달 수익률이 14%, 6개월 수익률이 19%에 이른다"면서 "선물·옵션과 주식 등을 짜놓은 로직에 따라 장중 모멘텀을 이용해 매매하는 상품으로 요즘 장에서 재미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증권(016360)은 특정상품을 라인업에 넣기보다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는 전략을 쓸 방침이다.

안성재 삼성증권 포트폴리오운용 팀장은 "지금까지 하나의 랩 상품에 가입했다면 이제는 복수의 랩 상품을 가져가는 전략으로 포트폴리오에 변화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즉 다른 성격의 랩 상품에 자산을 배분해 리스크를 줄여나가야 한다는 것. 이것 역시 방어력을 갖추는 작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