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원정희 기자
2011.12.09 07:10:03
수요는 제한적인데 공급 경쟁은 가열
국내 시장 비롯해 신흥시장 수요 위축
日업체 공격적 가격정책 `반격`, 美 소형차 공략 강화
[이데일리 원정희 기자] 올 한해 글로벌 자동차시장에서 승승장구 했던 현대·기아차이지만 내년엔 안팎으로 강한 도전에 부딪힐 전망이다.
유럽 재정위기 여파로 경기에 민감한 자동차 수요는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그동안 움츠렸던 일본 자동차업체를 비롯한 미국업체들의 대공세, 글로벌 1위를 목표로 한 폭스바겐의 공격적 판매전략으로 업체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내수시장이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다. 내수판매가 2개월 연속 내리막을 걸었고 지난달 완성차업체 5개사의 판매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12.6%나 빠졌다. 당초 120만대의 내수 판매목표 달성을 자신했던 현대·기아차마저도 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정연국 기아차 국내영업본부장(부사장)은 "올해 연간 내수시장 규모를 162만대로 추산했지만 4분기 들어 10% 이상 줄었다"며 "당초 예측치에 못 미친 156만~157만대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내년 글로벌 시장 전망 역시 당초 전망치를 수정해야 할 정도로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 선진국 시장은 경제회복의 조짐이 보이지 않고 인도, 브라질, 러시아 등 신흥시장의 성장세도 둔화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현대차(005380)그룹 산하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의 박홍재 소장은 "최근 브라질 등 신흥국가들도 우리나라처럼 시장이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다"며 "유럽 재정위기가 어떻게 풀리느냐에 따라 달려있겠지만 지금 상황만을 봐서는 당초의 내년 전망치보다 더 안좋아 질 것 같다"고 우려했다.
이 연구소는 지난 10월 `2012년 경영환경전망` 보고서를 통해 내년 글로벌 자동차판매가 전년보다 4.2% 증가한 7855만대로 전망했다.
이처럼 수요 증가는 제한적인 가운데 공급측면에선 업체들의 공세로 경쟁 격화가 예상된다. 시장상황은 안 좋은데 공세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로인한 가격경쟁도 불가피 할 전망이다.
특히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서 점유율이 크게 하락한 일본업체들의 대반격은 현대·기아차엔 위협요인의 하나로 꼽힌다. 지난 10월 미국에 출시된 도요타의 신형 캠리는 기존 모델보다 2000달러나 싸게 책정되는 등 공격적 가격정책을 펴고 있다. 현대차 쏘나타를 겨냥한 마케팅도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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