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정훈 기자
2011.11.19 06:15:42
다우만 소폭반등..나스닥-S&P500지수 약보합
불안감에 지표호조 상쇄..기술주 부진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18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경제지표 호조에도 불구하고 유로존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에 제대로 된 반등을 펼치지 못한 채 혼조양상을 보였다.
유로존 공포가 장악한 주식시장은 결국 최근 두 달여만에 가장 큰 주간 하락폭을 기록했다.
이날 뉴욕증시가 경제지표 호조와 유로존 우려가 팽팽히 맞선 가운데 방향성을 잡지 못했다.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25.43포인트, 0.22% 상승한 1만1796.16으로 장을 마감했다.
반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일대비 0.48포인트, 0.04% 낮은 1215.65를, 나스닥지수는 15.49포인트, 0.60% 떨어진 2572.50을 각각 기록했다.
유로존 국채금리 상승세가 대체로 진정된 상태이고 경제지표도 좋은데도 투자자들의 불안은 여전한 모습이었다. 혹시나 하는 우려에 포지션을 주말까지 가져가지 못한 것으로도 보인다.
이날 이탈리아 마리오 몬티 총리 내각이 하원에서도 신임을 받으면서 긴축정책에 힘을 얻게 되면서 이탈리아 국채금리가 하락했고, 스페인 금리도 소폭 하락했다.
미국 경제지표도 좋았다. 이날 컨퍼런스보드가 발표한 10월 미국의 경기선행지수가 전월대비 0.9% 상승해 117.4를 기록했다. 이는 시장에서 예상했던 0.6%는 물론 지난달의 0.1%에 비해 큰 폭으로 상승한 것으로, 지난 2월 이후 8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휴렛-패커드 주가가 2.57% 상승했고 보잉사 주가가 2.07% 오르는 등 일부 대형주가 지수 하락을 막아내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하인츠는 분기 실적 상승에도 불구하고 연간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지 않은 탓에 3.31%나 하락했고 ANN은 여성 의류브랜드인 `LOFT` 매출 호조로 실적이 좋았지만 오히려 주가가 7% 이상 급락했다.
세일즈포스는 분기 손실 발표 이후 10.04%나 추락했고 클리어와이어는 다음달 1일 만기인 채권 상환 여부가 주목받으며 20% 이상 급락했다.
반면 마블테크놀러지는 매출 감소와 태국 홍수에 따른 수요 둔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6.47% 급등했다.
◇ 伊 몬티 내각 의회신임 마무리
마리오 몬티 이탈리아 총리가 주도하는 새로운 연립정부 내각이 전날 상원에 이어 하원에서의 신임투표에서도 손쉽게 승리했다. 향후 새로운 긴축조치에 힘이 실리게 됐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날 이탈리아 하원은 새 내각에 대한 신임을 묻는 투표에서 찬성 556표, 반대 61표로 신임안을 가결했다. 앞서 전날 상원도 새 내각에 대한 신임을 묻는 투표에서 총 321석 가운데 찬성 281표, 반대 25표로 신임안을 가결한 바 있다.
몬티 총리는 이날 하원 연설에서 "현재 이탈리아의 경제와 사회, 정치적 위기는 금융상황과 금융시장이 심각한 기능 마비를 보인데서 비롯됐다"면서 "그러나 우리가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은 이것이 다른 사람들의 책임이라고 편하게 말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모든 책임이 이탈리아 스스로에게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전날 정부자산 매각과 조세제도 개혁, 연금 개혁, 노동법 유연화 등을 통해 긴축 이행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것과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 美 경기선행지수 8개월 최고
미국 경기선행지수가 예상보다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향후 경기 회복세가 가팔라질 것이라는 기대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이날 미국 컨퍼런스보드는 10월 미국의 경기선행지수가 전월대비 0.9% 상승해 117.4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에서 예상했던 0.6%는 물론 지난달의 0.1%에 비해 큰 폭으로 상승한 것이다. 특히 이는 지난 2월 이후 8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컨퍼런스보드의 켄 골드스타인 이코노미스트는 "지수는 올 겨울 성장세가 지속될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며 "이같은 성장 모멘텀은 봄까지도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코메리카의 로버트 다이 수석이코노미스트 역시 "미국경제 여건이 개선되고 있다"면서도 "다만 유로존에서의 큰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고 미국 의회 슈퍼위원회 합의 가능성도 안갯속"이라고 지적했다.
◇ "美 4분기 성장률 3% 넘는다"
미국경제가 4분기에 전년동기대비 3%를 훌쩍 넘기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달성하며 올들어 가장 빠른 경제 성장속도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JP모간체이스가 당초 2.5%였던 4분기 미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3.0%로 큰 폭 상향 조정했고, 모간스탠리는 3.0%에서 3.5%로 높였다. 또 매크로이코노믹 어드바이저스(MA)도 2.9%였던 전망치를 3.2%까지 높여 잡았다.
스테이트스트릿글로벌마켓 역시 2.4%였던 전망치를 3.3%로 높였고, 앞서 지난 16일에는 도이체방크가 실제 상향 조정은 하지 않았지만 "3.0%로 봤던 성장률이 최대 4.0%까지 높아질 수 있다"며 조정 의향을 밝히기도 했다.
이같은 기대는 특히 최근 소비지표가 호조를 보이는 가운데 연말 홀리데이 시즌 특수까지 가세하면서 더욱 힘을 얻을 전망이다. 민간소비는 미국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는데, 연간 소비의 30% 가량이 이 홀리데이 시즌에 집중돼 있다.
◇ 더들리 "성장부양 위해 모든 일 다할것"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추가 부양 의지를 강력하게 드러냈다. 그는 "연방준비제도(Fed)는 성장을 부양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유로존 재정위기에 따른 신용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예외적인 조치들을 취해오고 있으며 앞으로도 성장을 높이기 위해 모든 일을 다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들리 총재는 "연준은 일자리를 늘리고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노력을 다하고 있지만, 현 경제 상태나 향후 몇년간 경제 전망에 대해 만족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특히 9%가 넘는 실업률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연준은 특정한 경제지표와 연계한 언제까지 초저금리를 유지할지에 대해 분명한 가이던스를 제시하거나 추가로 자산을 매입하는 등 정책 수단을 가지고 있다"며 "특히 이중 가이던스를 보다 분명히 제시하는 쪽을 더 선호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