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한국 올 성장률 3.8%로 낮춰(상보)

by안근모 기자
2005.09.22 02:55:10

올해 및 내년 성장률 전망치 각각 0.2%p 하향

[뉴욕=이데일리 안근모특파원]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와 내년 우리나라의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했다.

IMF는 21일 반기 `세계경제전망(WEO)` 보고서에서 올해 우리나라의 성장률이 3.8%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당초 지난 4월 전망에서 IMF는 우리나라의 올해 성장률이 4.0%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내년 성장률은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강도는 5.0%로 올 봄에 생각했던 것보다 0.2%포인트 낮을 것으로 전망했다.

IMF는 "신흥 아시아국가 경제에 미치는 하향 위험이 커지고 있다"면서 "끊임 없는 유가 상승이 경제활동에 부정적인 영양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만,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0.1%포인트 낮은 2.8%에 머물 것으로 내다보고, 내년 물가상승률 예상치도 3.0%에서 2.9%로 낮춰 잡았다.

IMF는 "신흥 아시아국가들이 대부분 통화를 다시 죄는 정책을 펴고 있으나, 한국만은 중요한 예외로 남아 있다"면서 "한국의 저금리 정책이 소비반등을 도왔고 가계부채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고유가로 인한 석유수입 부담과 IT제품 수출 둔화 및 통화절상 효과 등을 반영, 경상수지 흑자 전망치도 하향조정했다. 국내총생산(GDP)에 대한 경상수지 흑자 비중은 올해와 내년중 각각 2.0% 및 1.5%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당초 예상치보다 각각 1.6%포인트 및 1.4%포인트 하향조정한 것이다.

실업률은 올해 3.6%에서 내년에는 3.3%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IMF는 고유가에도 불구하고 전세계 경제는 당초 예상했던 수준의 비교적 높은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IMF는 내년 성장률 예상치를 당초 전망치보다 0.1%포인트 하향조정, 4.3%로 제시했다. 이는 다만, 최근 10년간 평균 성장률 3.9%를 웃도는 수준이다. 올해 성장률은 올 봄에 예상했던 대로 4.3%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IMF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라구람 라잔은 "세계 경제가 지난 수년동안 상당히 탄력적임을 입증해 왔다"면서 "큰 그림으로 볼 때 질병과 자연재해 고유가 등은 사소한 소음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IMF는 다만, "전세계 제조업과 무역이 강해졌으나,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원유와 석유제품 가격으로 인해 상쇄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변동성이 높은 고유가가 세계 경제의 큰 위험요소로 남아 있다"고 밝혔다.

미국 경제와 관련, IMF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5%로 제시, 올봄 예상치보다 0.1%포인트 낮춰 잡았다. 내년 성장률도 3.6%에서 3.3%로 하향 전망했다.

IMF는 "카트리나가 미국 경제에 미치는 직접적 충격은 크지 않으며, 오래 가지도 않을 것"이라면서도 "휘발유값 급등과 같은 간접적 영향이 집값 하락세와 맞물릴 경우에는 큰 걱정거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본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2.0%로 당초 예상보다 1.2%포인트나 높여 잡았다. 내년 성장률은 2.0%로 당초 예상을 유지했다.

IMF는 "일본 경제가 모멘텀을 회복하고 있어 세계 경제에 희소식"이라면서도 "일본 역시 고유가 압력에 직면해 있기 때문에 디플레이션이 확실히 해소될때까지는 통화완화 정책을 유지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중국경제도 올해와 내년에 각각 9.0% 및 8.2%의 고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당초 전망치보다 0.5%포인트 및 0.2%포인트 상향조정한 것이다. IMF는 "중국경제가 과열의 위험이 있다"면서 "금리인상이 필요할 수 있으며, 환율제도도 더 완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유로존 경제에 대해서는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올해 성장률은 당초 예상보다 0.4%포인트 낮은 1.2%, 내년에도 당초 전망치에 0.5%포인트 못미치는 1.8%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IMF는 내수침체와 지지부진한 개혁, 증가하는 재정적자 등을 경제부진의 배경으로 지적하면서 유럽중앙은행(ECB)에 대해 금리인하로 대응할 태세를 갖추라고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