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시각)"이코노미스트가 뭘 안다고"

by안근모 기자
2005.06.18 07:12:07

[뉴욕=edaily 안근모특파원] 요즘 이름깨나 하는 언론매체들이 경쟁적으로 집값 거품 문제를 들먹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 뉴욕타임즈, 이코노미스트, 비즈니스위크 등은 "시한폭탄"이니 "닷컴 붕괴보다 더 위험하다"느니 "역사상 최고의 거품"이니 하며 자극적인 문구를 뽑아 내기에 여념이 없다. 최근 자신의 저서에서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 부동산 시장의 거품 붕괴는 시간 문제"라고 밝힌 예일대의 로버트 쉴러 교수는 WSJ 인터뷰에서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하면 전세계적인 경기침체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모건스탠리의 엔디 시에는 "4분기에는 유가 거품도 터질 것"이라고 거들었다. 그러나 17일 뉴욕시장에서 원유선물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석유 및 주택관련주들은 가장 두드러진 상승세를 나타냈다. 투자자들은 이코노미스트들의 말을 비웃으며 거품에 베팅했다. 미국증시의 대표지수 격인 S&P500이 이날 작년말 대비 본전으로 돌아선 것도 `거품주`들 덕분이었다. 라이언 벡 앤 컴퍼니의 CIO 조셉 바티패글리아는 "이코노미스트들은 비통해 하고 있지만, 현실세계는 어깨를 으쓱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인들은 값싼 물건에 매우 행복해 하고 있다. 경상적자가 계속 불어나고 있지만, 금리는 오르지 않고 있고, 달러도 추락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주요 주택건설업체들에 대한 투자의견을 줄줄이 `매수`로 상향한 스미스바니증권의 애널리스트는 "주택경기가 고꾸라지기 보다는 오히려 가속도를 다시 낼 것"이라고 정색했다. "설사 주택경기가 꺾인다 하더라도 주택건설업체의 펀더멘털에 미치는 위험은 생각들 하는 것보다 작다"고 말했다. 헤비급 논객들의 딴지와 고유가의 역경을 이겨냈기에 월가의 자신감은 더욱 커졌다. 유가쯤은 이제 악재도 아니라는 분위기다. AG에드워즈의 선임 전략가 스콧 렌은 "지금과 같은 수준의 고유가를 반년이나 겪어 왔지만, 기업들은 계속해서 시장 예상보다 더 많은 돈을 벌어왔다"고 말했다. 게다가 소비심리까지 빠르게 되살아났음이 확인됐다. 연말까지 S&P500 지수가 6.8% 더 오를 것으로 보고 있는 시티그룹의 글로벌 전략가 아자이 카푸르는 "소비심리가 매우 강하고, 물가는 잘 통제되고 있으며, 금리는 여전히 낮다"고 말했다. 제퍼리즈 앤 컴퍼니의 수석 전략가 아트 호건은 "유가에 휘둘리기에는 오늘 펀더멘털 뉴스가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