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고어株 vs 부시株...월가의 미 대선 영향 분석

by박재림 기자
2000.11.05 10:37:14

미국 대선이 임박하면서 월가 전문가들은 결과에 따라 어떤 종목이 수혜대상이 될 것인가에 대해 자신들의 분석을 내놓고 있다. 주식시장은 어느 한 사람을 뽑는 선거나 아니라 경제적 법률적인 요인에 의해 지배된다는 전제를 깔면서도 분명히 영향받는 종목은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더군다나 오늘날은 미국 가구중 절반이상이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과거 어느때보다 대선과 주가에 대한 관심은 높은 편이다. 미국 CBS마켓워치는 지난달 31일과 11월1일 고어株와 부시株에 어떤 것이 있는지 월가 전문가의 의견을 취합했다. ◇ 고어株 1. 사회간접자본 주식 = 만약 민주당의 "큰손"(공공투자을 많이한다는 의미) 이미지가 거짓이 아니었다면 인프라투자를 확대할 것이 예상된다. 커뮤니케이션이나 도로 교통분야에 대한 투자를 늘릴 것이다. 종목으로는 장비업체들에게 전자부품이나 케이블선을 공급하는 산미나와 다양한 전자제품을 생산하는 타이코를 들 수있다. 지난주 메릴린치증권은 산미나를 앞으로 6-12개월내에 시장수익률을 상회할 10개의 대표종목중 하나로 꼽았다. 2. 건강기기관련 주식 = 고어는 선거캠페인 기간중 의료복지(Medicare)에 대한 지출을 늘리겠다고 강조해왔다. 베버리엔터프라이스 같은 회사가 수혜대상이 될 것이다. ING베어링은 이미 최근 베어리엔터프라이스 주식에 대한 평가를 "보유"에서 "매입"으로 상향했다. 3. 대체에너지관련 주식 = 고어는 대표적으로 환경 친화적 정치가란 이미지를 굳힌 인물이다. 그는 저서속에서 자동차 매연가스의 절감등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역설하고 있으며 따라서 그가 대통령이 되면 대체에너지 관련 주식들은 각광을 받을 것이다. 예를 들면 휴얼셀에너지 엔론 같은 종목이다. 휴얼셀에너지는 전기화학적 기술로 연소없이 전기를 생산하는 기술을 가지고 있다. 4. 기술 주식 = 이 분야는 어느 후보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비슷한 입장이다. 고어가 대통령이 됐을 때 기술주가 어떤 영향을 받을까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이제까지 민주당이 반독점법을 강하게 적용하고 정부규제를 더욱 엄격하게 했다는 점을 염두에 둔다면 마이너스다. 그러나 역시 인터넷산업의 발전 필요성을 잘 알고 이해하는 후보나 정권은 고어와 민주당이다. 이점에선 플러스다. 전체적으로 고어株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면 아마존 야후 시티그룹 뱅크아메리카 디즈니 타임워너 벨사우스 P&G 코카콜라 테넷헬스케어 듀크에너지등이 대상종목들이 된다. ◇ 부시株 1. 에너지 주식 = 부시가 대통령이 됐을 때 수혜업종 1순위는 에너지다. 부시가 텍사스출신이고 텍사스는 미국 석유산업의 발원지와 같은 곳이다. 부시는 에너지 기업들이 어디가서 원유를 탐사하고 채굴하든 허용할 태세이며 세금감면을 통해 이들을 적극 지원할 것이다. 텍사코 셰브론 커맥기등은 그의 대통령 취임을 환호할 것이다. 2. 건강의료관련 주식 = 대선 유세전 동안 두 후보 모두 약품조제를 의료보장에서 지원하는 범위에 포함시키겠다고 밝혀왔다. 그러나 고어는 가격통제를 강하게 염두에 둔 발언을 일관했으며 부시는 상대적으로 통제에 대해 관대하다는 인상을 심어주려고 노력해왔다. 같은 건강관련 주식중에서도 입장이 엇갈리겠지만 상업적인 비즈니스에 역점을 두고 있는 치그나 유나이티드헬스그룹 웰포인트헬스등이 관심대상이다. 3. 기술관련 주식 = 기본적으로 기술주에 대해서는 누가되든 큰 상관은 없다. 부시 공화당은 특히 정부가 기업 일에 대해 불간섭정책을 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AOL의 타임워너 인수,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한 반독점규제 등이 부시가 행정부에 들어가면 훨씬 수월하게 매듭지어질 수있을 것이란 기대가 높다. 아마존 야후등에 대해서도 부시의 ‘불간섭’은 경영환경에 플러스가 될 것이다. 투자전략가들은 금융 텔리컴 에너지 건강 기술주 농산물관련 전자상거래등 업종을 불문하고 기업들 입장에서는 고어보다 부시 대통령하에서 플러스 효과를 얻을 수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어느 정도는 역설적인 해석이지만 고어는 "큰 것은 나쁘다(Big is bad)"고 보는데 반해 기업들은 커지고 싶어한다. 마지막으로 분석가들이 강조하는 말이 하나 있다. "일단 눌러앉아 있으라"는 충고성 지적이다. 어느 후보가 대통령이 되든 당장은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주장이다. 그들은 대통령이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이란 연준리(FRB) 의장보다도, 석유카르텔보다도, 하다못해 시장분위기나 경기사이클보다도 못하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