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형증권사 포트폴리오

by김홍기 기자
2000.05.22 08:30:30

최근의 주가하락에도 불구하고 미국 증권사 투자전략가들의 기술주에 대한 열정이 별로 식지 않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그러나 경기가 둔화될 때에도 수익성에 큰 타격을 받지 않는 주식들의 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대형 증권사의 전문가들이 계속 기술주를 추천하고 있지만 추천 범위가 계속 좁혀지고 있다. 골드만 삭스의 수석 투자 전략가인 그렉 오스트로프는 “우리가 추천한 모든 기업들은 이익을 내고 있는 것들이다”고 말했으며, CSFB의 리서치 디렉터인 알 잭슨은 “우리 추천종목들은 이익을 내지 못하는 소형 인터넷 기업들이기 보다는 기술 분야에서 확고한 브랜드를 갖고 있는 기업들이다”라고 말했다. CSFB는 이동통신회사들이 사용하는 집적 회로 제조업체인 RF마이크로 디바이시스와 실리콘 칩 메이커인 브로드컴, 시스코 시스템스 등을 추천했다. 최근 들어 골드만 삭스는 래셔널 소프트웨어, 컴서브 테크놀로지 등을 추가했다. 프루덴셜 증권의 수석 투자 전략가인 그렉 스미스는 “기술주들의 펀더멘털은 아직도 좋다”고 말했다. 프루덴셜은 다른 업종들을 추가시키기는 했지만 컴팩 컴퓨터나 노키아, 오러클 등은 계속해서 추천을 유지했다. 레이몬드 제임스&어쏘시에이츠는 1월에 콴타 서비시스, 레드백 네트워크스, 사이언티픽 아틀랜타 등을 추가 포함시켰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추천 종목을 모두 살 필요는 없지만 주목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레이몬드 제임스의 리스트 기업들은 1분기 동안 18.7%의 수익을 올렸다. CSFB는 15.9%의 수익을 냈으며, 프루덴셜의 포트폴리오는 14.5% 수익을 냈다. 물론 주가가 곤두박질치는 4월 이전의 일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1분기의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평균 수익 2.3%나 나스닥의 12.4% 보다는 훨씬 좋다. 메릴린치의 개인투자자 대상 리서치 디렉터인 메이슨 리스는 “기술주 비중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며 “존경받는 견고한 기술주들은 시장의 변동성에서도 꽤 잘 버텼다”고 말했다. 메릴린치는 3월에 캐논, 벨 어틀랜틱을 추가했다. 물론 대형 증권사들은 금리인상과 경제성장 속도 둔화에 대응해 다른 종목들을 편입시키고 있다. 프루덴셜 증권은 에너지 증권쪽으로 옮겨가고 있다. 프루덴셜은 1분기 중반부터 에너지 비중을 기술주 비중과 같게 하기 시작했다. 스미스는 “원유가격이 배럴당 25달러 선에서 유지되는 한 수익 전망이 좋다고 생각되는 유전 서비스 기업들을 포함시켰다”고 말했다. 4월 하순에 코스탈을 포함시켰다. 유통업체인 타깃과 보험회사인 AIG 등을 추가로 포함시켰다. 레이먼드 제임스의 데이비드 헨우드는 “모멘텀에 따라 주식을 산 뒤 주가가 오르길 기다리는 구식 게임은 끝이 났다”며 “수익과 현금흐름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레이먼드 제임스는 지난달에 부동산 투자신탁과 에너지 기업들을 추천 리스트에 추가했다. 기술주 비중이 35%를 차지하지만 인터넷 기업들은 별로 없다. 지난 6주간 추천 리스트에 추가된 기업들은 약국 체인인 CVS와 부동산 개발회사인 세인트 조 등이다. 골드만 삭스는 올들어 기술주 비중을 낮추고 있다. 골드만 삭스는 최근 들어 에너지 주식들과 금융주 비중을 높였다. 3월에 아나다르코 페트롤리움을 추가했고, 이번 분기에는 하우스홀드 인터내셔널을 편입시켰다. J.P.모건의 수석 투자전략가인 더그 클리고트는 기본 소비재 비중을 30% 까지 올리고, 기술주 비중을 27%에서 20% 정도로 줄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루슨트 테크놀로지, 시스코 시스템스, JDS유니페이스 등은 유지했다. 클리고트는 경제 환경에 관계없이 사람들이 물건을 사는 상품을 만드는 기업을 추천 리스트에 추가했다. 1월에 제약회사인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를 추가했다. 최근들어서는 박스터 인터내셔널과 파머시아를 추가했으며, 앤하우저 부시도 포함시켰다. 클리고트는 “사람들이 경기 하강기에 맥주를 더 많이 소비하기 때문이 아니라 소비가 줄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