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커지는 MBK 책임론…롯데카드 매각 협상력 떨어지나

by송재민 기자
2025.03.14 05:18:08

홈플러스 사태 여파, 매각 협상력 저하
대출 부실 사태에 재무 악화 겹쳐
인수전 변수 커져…매각가 조정 가능성도
MBK 시험대…사모펀드 규제 강화도 변수

[이데일리 마켓in 송재민 기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 사태가 MBK파트너스의 경영 책임론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현재 매각이 진행 중인 롯데카드에 미칠 영향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MBK파트너스는 롯데카드 인수 6년 차를 맞아 강한 매각 의지를 보이고 있으나, 최근 불거진 홈플러스 사태와 맞물려 매각 작업이 예상보다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사진=연합뉴스)
1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는 지난해 말 글로벌 투자은행(IB) UBS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롯데카드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매각 시도는 지난 2022년 첫 매각 실패 이후 2년 만으로, 당시 MBK는 매각가를 두고 잠재적 인수자들과 이견을 좁히지 못해 거래가 무산된 바 있다.

이번 매각전에는 국내 금융지주들이 유력한 인수 후보로 거론된다. 롯데카드는 현재 신한카드, KB국민카드, 우리카드 등 주요 카드사 대비 시장점유율이 낮고,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어려운 구조를 갖고 있어 금융지주 편입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지난 2022년 매각 때도 하나금융이 예비입찰에 참여했지만 매각가에 대한 이견으로 본입찰까지 이어지지는 못했다.

롯데카드는 지난해부터 실적 부진과 재무 건전성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지난해 상반기 대부분의 카드사가 실적 반등에 성공한 반면, 롯데카드는 오히려 내리막길을 걸었다. 이는 MBK 인수 이후 무리한 외형 확장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여기에 최근 팩토링(기업 매출 채권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행위) 대출 부실 사태까지 벌어지면서 이를 선제 대응하기 위한 대손충당금 여파로 실적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한국신용평가는 보고서를 통해 “이번 거액 연체 발생은 수익성 및 자산 건정성에는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이나 단기 재무 부담은 감내 가능한 수준”이라고 평가했으나 업황 둔화가 겹치면서 신용 관리에 부담이 커질 수 있단 해석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롯데카드의 재무적 부담이 매각 작업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특히 잠재적 인수자들이 롯데카드의 재무구조를 면밀히 검토하는 과정에서 가격 조정이 불가피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IB 업계 한 관계자는 “롯데카드의 재무 건전성이 악화된 상황에서 높은 매각가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MBK 입장에서는 홈플러스 사태로 인한 시장 신뢰도 저하까지 겹쳐 매각 협상력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MBK파트너스는 롯데카드 매각을 통해 투자금 회수를 노리고 있지만, 최근 악재로 인해 전략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홈플러스 사태가 롯데카드 매각 작업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면서, 매각가 조정이나 새로운 인수 후보군 확보 등의 대책이 필요할 전망이다.

특히 금융당국의 사모펀드 규제 강화 기조 속에서 MBK의 경영 방식에 대한 평가가 더욱 엄격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