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정치 선동 난무한 이태원 추모 촛불집회...이래도 되나

by논설 위원
2022.11.07 05:00:00

이태원 참사 발생 일주일이자 국가애도기간 마지막날인 5일 서울과 전국 일부 도시에서는 추모 촛불 집회가 잇따라 열렸다. 촛불행동이라는 단체가 주최한 이날 집회의 명분은 이태원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행사장 곳곳에는 ‘윤석열 퇴진’ ‘퇴진이 추모다’등의 플래카드가 내걸렸고 정권퇴진 구호가 대거 쏟아졌다. 전 국민이 애도하는 비극적 참사를 반정부투쟁으로 연계시키려는 의도가 노골화된 셈이다.

‘조국 백서’의 저자가 상임대표인 이 단체는 최근 주말마다 도심에서 반정부 집회를 열고 대통령 퇴진, 김건희 여사 특검 등을 요구하더니 참사 직후엔 기다렸다는 듯 선동에 더욱 앞장서고 있다. 우려스러운 건 더불어민주당도 촛불집회의 배후에 관련된 정황이 드러나고 있는 점이다. 지난 대선 때 이재명 캠프의 상임본부장이던 한 인사가 ‘이심민심’이란 단체의 대표를 맡아 집회 공지와 참가 독려를 하면서 민주당 의원들이 참여하는 텔레그램 ‘1번방’을 운영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1번방 멤버 중 한 명인 김용민 의원은 지난달 8일 촛불집회에 참가해 윤석열 정부 퇴진을 외치기도 했다.



국가적 참사나 대형 재난이 터질 때마다 선전 선동을 통해 정략적 이익을 챙기려는 세력들은 ‘광우병 괴담’ ‘천안함 폭침 자작극설’ ‘세월호 음모론’ 등에서 보듯 사실 왜곡과 가짜 뉴스로 여론을 호도하기 일쑤다. 이번에도 예외는 아니다. 민주당의 민주연구원 남영희 부원장은 SNS에 참사 원인이 청와대 이전 때문이라는 황당한 주장을 펼치다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광우병 괴담의 산실 MBC PD수첩은 참사 직후 당국의 문제점 제보를 기다린다는 공지를 냈다가 논란이 일자 슬그머니 접었다.

세월호 참사에 정치적 논란이 더해지면서 진상 규명에 수년의 시간과 막대한 세금, 인력이 소요됐고 그 과정에서 치유하기 어려운 갈등과 대립이 무수히 생겨났다. 그동안의 학습 효과와 시민 의식 성숙으로 국민의 변별력은 높아졌지만 유언비어가 여전히 난무하고 있다. 사고 수습과 재발 방지책을 통해 시스템 개선에 힘을 쏟아야 할 비상한 시기에 국가적 재난을 정략적 도구로 일삼는 몰지각한 행태는 사회 통합과 정국 안정을 저해할 뿐이다. 강력하고도 엄정한 대응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