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순용 기자
2022.10.03 07:40:57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쾌청하고 선선한 가을 날씨를 느낄 수 있는 요즘이다. 하지만 이런 가을에 반갑지 않은 불청객이 있다. 바로 ‘가려움증’이다. 한결 건조해진 공기 때문에 가려움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늘었다.
가려움증(소양감)은 피부를 긁거나 문지르고 싶은 충동을 일으키는 매우 흔한 증상이다. 가려움증을 가볍게 생각하기 쉽지만, 막상 이를 겪는 이들에겐 더없이 심한 고통이다. 가벼운 접촉이나 온도 변화, 정신적 스트레스와 같은 일상생활 속 흔히 발생하는 자극에 의해서도 악화될 수 있다. 6주 이상의 만성 가려움증은 다양한 피부질환과 전신 질환, 불안이나 강박, 노화와 관련 있는 경우가 많다.
만성 가려움증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피부질환으로는 피부건조증, 아토피피부염, 건선, 두드러기, 접촉 피부염, 편평태선, 결절성 양진, 옴, 곤충 물림, 무좀 등이 있다. 전신 질환은 만성 신장질환, 만성 간질환, 담즙 정체, 당뇨병, 갑상선 기능 항진 및 저하증, 고형암, 백혈병, 림프종, 진성적혈구증가증, 빈혈, 후천성면역결핍증 등 다양하다.
또 신경학적 원인인 다발성 경화증, 상완요골 가려움증, 이상감각등신경통, 대상포진 등이 가려움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강박반응성 장애를 비롯한 다양한 정신적 원인도 가려움증을 유발한다. 이러한 질환이 없더라도 노화가 진행되면 피부 장벽의 기능저하로 인한 피부 건조와 피부 산도(pH) 변화, 면역시스템의 노화로 인한 Th2(T helper Cell 2) 매개 염증 반응의 증가, 촉각세포(Merkel cell) 감소로 가려움증이 나타날 수 있다.
대부분의 경우 전신 가려움증을 있지만 특정 부위만 가려운 경우도 있다. 가려움증은 주로 밤 시간, 따뜻한 환경, 스트레스 및 불안 상태에서 악화하는 경향이 있다. 또 가려움증을 유발하는 자극은 피부에서 인지돼 신경전달통로를 거쳐 뇌에서 인지되는데, 뇌는 이러한 감각을 화끈거리거나 따끔거리는 느낌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만성적으로 긁거나 문지르게 되면 상처나 피부가 단단하고 두꺼워지는 태선화, 구진이나 결절 모양으로 두꺼워지는 결절성 양진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김혜성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피부과 교수는 “혈액암이나 고형암에 가려움이 선행하는 경우도 있지만 가렵다고 해서 무조건 암이 있는 것은 아니다. 실제 대부분의 가려움증 환자는 암이 아닌 노화, 알레르기 성향, 신장이나 간질환, 당뇨 등의 전신 질환이나 피부질환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며 “가려움증은 밤에 자려고 누웠을 때 더 심해질 수 있는데, 이는 밤에는 부교감 신경이 항진되고 온전히 나에게 집중을 하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가려움증의 치료는 원인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자세한 병력 청취, 약물 복용력 확인, 신체 진찰과 다양한 검사를 통해 원인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원인 피부질환을 규명하기 위해 KOH 도말 검사, 옴 검사, 피부 조직검사 등을 시행할 수 있다. 특히 미친 듯이 심한 가려움, 요양병원에 환자 보호자로 머물렀거나 간병인으로 일할 경우 옴에 대한 검사를 반드시 진행한다.
피부질환이 동반되지 않은 경우 혈액검사를 통해 신장·간·갑상선 및 빈혈 수치 등을 확인하고 소변검사를 통한 당뇨여부, 흉부 X선 검사, 간염 및 매독, HIV(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 항체 검사 등을 시행한다. 또한 필요시 악성 질환 감별을 위한 선별 검사를 진행한다. 이외에 신경학적, 정신적 요인을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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