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은정 기자
2022.04.04 00:43:34
전쟁·긴축·물가 변수에 장단기 금리 역전까지
"경기침체 우려 과도하나, 증시 변동성 불가피"
"경기가 긴축 못버티면 연말연초 증시 흔들릴 것"
"침체 가정해도 시차有…실적보며 박스권 대응"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장단기 금리 역전을 두고 역사(경기침체)가 반복될지 아직 정답은 알 수 없지만, 약세장의 선행지표로 볼 수 있습니다. 경기가 금리 ‘빅스텝’을 견디지 못하면 주식시장은 침체를 선행해 오는 연말 연초 많이 흔들릴 가능성이 있습니다. 앞으로 시장은 경기둔화 시그널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고, 박스권 변동장에선 개별 기업실적 모멘텀이 부각될 것입니다.”
3일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을 비롯한 증시 전문가들은 이처럼 입을 모았다. 국내 증시가 연초 이후 ‘삼천피’(코스피 3000)와 거리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매크로(거시경제) 악재가 끊이질 않고 있다. 전쟁 장기화, 인플레이션, 긴축 가속화 우려 악순환에 더해 미국 국고채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면서 경기침체 우려까지 번지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뉴욕채권시장에서 2년물 미국 국채금리가 2.39% 선에서 10년물 미국 국채금리를 잠시 추월했다. 시장은 이제껏 장단기 금리 역전 이후엔 예외 없이 경기침체가 발생한 데 주목했다. 통상 장단기 금리 역전은 연방준비제도(Fed) 기준금리 인상 후반부에 발생하나, 지금은 금리 우려가 선 반영됐다고 봤다. 금리상승이 실물(소비와 투자 위축)과 금융(자산과 부채 부실화)에서 미국 경제의 충격을 빠르게 가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는 평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대체로 우려가 과도하다면서도, 결국 경기침체를 압박하는 채권시장의 경고를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박준우 KB증권 해외채권 CFA는 “장단기 금리차 역전의 침체 예측력에 대해 갑론을박이 많지만, 어떤 정량·정성적 분석을 해도 금리차가 역전된 상태가 그렇지 않은 시기보다 침체 확률이 높아지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실제 우려가 현실화되더라도 경기침체까지 시차가 1년 안팎 남아 있다는 점을 주목했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 지식서비스부문장은 “주식이 경기를 빨리 선행해 6개월 앞서 간다고 보더라도 침체까지 느리면 1년 이상의 시차가 있을 텐데 이 기간 중앙은행의 대응 등도 변수가 될 것”이라며 “연준의 ‘빅스텝’을 경기가 잘 버틸지 관건일 것이고, 버티지 못하면 주식시장은 올해 말이나 내년 초부터 많이 흔들릴 수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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