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심각한 공급난…WTI, 7년만에 80달러 넘었다

by김정남 기자
2021.10.09 05:36:46

WTI 가격, 장중 80.11달러…2014년 이후 처음
"전세계 원유시장 공급 부족"…추후 더 오를듯

(사진=AFP 제공)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국제유가가 장중 배럴당 80달러를 돌파했다. 지난 2014년 이후 처음이다.

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거래일 대비 1.3% 상승한 배럴당 79.35달러에 마감했다. WTI 가격은 장중 80.11달러까지 올랐다. 2014년 이후 최고치다. 이번주에만 4.6% 급등했다.

원유 가격은 우상향 압력이 크다는 진단이 더 많다. 원유 수요는 넘치는데, 공급은 부족하기 때문이다.

근래에는 미국의 전략비축유(SPR) 방출 여부까지 시장을 흔들고 있다. 미국 에너지부가 휘발유 가격 급등을 막고자 SPR 방출을 고려하고 있다는 파이낸셜타임스 보도 이후부터다.



그러나 미국 에너지부는 이날 성명에서 “전세계 원유시장 공급을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언제든 모든 수단을 고려할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SPR 방출) 조치를 검토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이에 유가는 더 튀어올랐다. 원유 수준이 높은 와중에 실시간으로 나오는 재료에 반응하고 있는 것이다.

어게인 캐피털의 존 킬더프 파트너는 “배럴당 80달러 수준을 이제 피할 수 없다”며 “최근 미국 원유 재고가 늘어나기는 했지만 전세계 원유시장은 공급 부족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원유 공급의 키를 쥐고 있는 주요 산유국들은 증산에 미온적이라는 관측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 플러스(OPEC+)’는 최근 석유장관 회의를 통해 “11월에도 하루 40만 배럴씩 증산하기로 한 기존 합의를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증산량을 늘리지 않겠다는 것이다.

시장 일각에서는 상황이 악화할 경우 배럴당 90달러 이상으로 치솟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는 시장에 만연해 있는 인플레이션 공포를 더 키우는 재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