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갤러리] 휴대폰 벨소리가 두렵다…박민하 '링사이어티'

by오현주 기자
2019.04.08 00:10:00

2019년 작
신체 반응 유발하는 현상을 재현
말로는 한계 있는 감정·자극 등을
이미지로 표현해낸 ''감각의 미술''

박민하 ‘링사이어티’(사진=원앤제이갤러리)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찌그러진 타원에 숭숭 뚫린 구멍들. 이글거리는 불판인 듯도 하고 강렬한 조명을 막아 선 듯도 하다. 한 번도 본 적 없는 형상이다. 짐작도 어렵거니와 구태여 알아낼 필요도 없다. 어차피 작가가 만든 붓의 철학을 한 점 그림에서 찾는 건 무리일 테니.

작가 박민하는 현상을 ‘특별하게’ 재현하는 작업을 한다. 제대로 볼 순 없지만 어느 순간 침투해 반응을 유발하는 그것을 화폭에 끌어내는 거다. 특히 관심을 기울이는 건 신체의 반응이란다. 말로는 한계가 있는 감정·자극·잔상 등을 이미지로 대신하겠다는 거다.



‘링사이어티’(Ringxiety·2019)는 작품명의 상징이 도드라진 그림. 번역어조차 마땅찮은 신조어이기 때문이다. 휴대폰에 울리는 벨이 모르는 전화일 때의 혼란 혹은 휴대폰이 울리는 듯한 착각이란 뜻이라니. 디지털세계가 만든 감각의 미술이라고 할까.

5월 4일까지 서울 종로구 북촌로 원앤제이갤러리서 여는 개인전 ‘해 지다’(Sun Gone)에서 볼 수 있다. 캔버스에 오일. 25.5×20.5㎝. 작가 소장. 원앤제이갤러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