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국가별 `핀셋 스포츠 마케팅` 시선집중

by이재운 기자
2017.08.07 05:00:00

e스포츠 후원 마케팅 강화, 대만서는 팀 창단도
호주 넷볼-미국 X게임 등 현지 인기 종목 지원
과거 유명세 위주에서 특화 전략으로 방향 전환

삼성전자가 대만에서 만든 e스포츠 팀 ‘삼성 TTP e스포츠’ 소속 선수들이 창단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대만법인 홈페이지
[이데일리 이재운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국내·외에서 다양한 스포츠 후원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전통적인 스포츠는 물론 e스포츠 게임 구단까지 운영하며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6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국내는 물론 대만, 호주, 미국 등 세계 각지에서 후원을 통한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한국 이어 대만에서도 e스포츠 팀 운영

특히 e스포츠에 대한 지원을 많이 강화하고 있다. 대만법인은 최근 ‘삼성 TTP e스포츠’라는 e스포츠 구단을 창설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대만은 최근 게임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지역 중 하나로, 세계에서 15번째로 큰 게임 시장으로 분류된다. 특히 모바일 게임 시장이 활성화돼 애플리케이션(앱) 내에서 아이템이나 부가서비스를 구매하는 ‘앱 내 구매(In-app Purchase)’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에 따라 삼성 TTP 팀은 모바일 게임을 중심으로 한 구단 운영을 이어갈 계획이다. 홈페이지를 통해 삼성전자 현지 법인은 12명(남성 11명, 여성 1명)으로 구성된 게임단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미 국내에서 유명 게임 ‘리그오브레전드’ 리그에 참가하는 ‘삼성 갤럭시’ 프로게임단을 운영하고 있다. 또 최근에는 인기 게임 ‘펜타스톰 for kakao’의 e스포츠 프로리그인 펜타스톰 프리미어리그 첫 시즌의 공식 후원사로도 참여한다. 이러한 후원과 함께 자사의 게이밍(게임 특화) 관련 제품을 함께 선보이는 등 마케팅 활동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현지 인기종목 후원 중심으로 전략 수정



전통적인 스포츠에 대한 후원은 현지에서 인기있는 이색 스포츠에 집중하며 이미지 제고에 활용하고 있다.

호주법인은 현지에서 인기있는 스포츠인 ‘넷볼(Net Ball)’ 종목 후원에 나섰다. 넷볼은 19세기 말 영국에서 농구 규칙을 변형해 만든 종목으로, 주로 영연방 지역에서 여성 중심의 스포츠로 인기를 얻고 있다. 호주법인은 넷볼 팀을 후원하는 캠페인을 통해 대표 선수들이 참여해 자신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전달하고, 이를 자사의 기어360 카메라로 담는다.

미국에서는 ‘X게임’으로 불리는 ‘익스트림 스포츠’ 대회를 후원한다. 스포츠 중계 채널인 ESPN이 지난달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개최한 ‘X게임 미니애폴리스 2017’ 대회 스폰서로 나서 토요타자동차, 할리데이비슨, 퍼시피코, 미국 해군 등과 이름을 함께 했다.

축구 후원 마케팅도 강화한다. 인도에서는 프로축구 리그(인도 프리미어리그)를 후원하고, 중국에서는 현지 최대 가전 양판점 업체 쑤닝과 손 잡고 쑤닝이 대주주인 이탈리아 세리에A 인터밀란 테마 한정판 TV를 출시했다.

국내에서는 기존 프로스포츠 구단 운영을 제일기획(030000)으로 이관하고, 승마나 빙상 종목에 대한 후원과정에서 논란이 발생하면서 후원이 주춤해진 모습이다. 과거 유럽 프로축구 명문구단이나 리그를 후원하기도 했으나 최근에는 축소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삼성전자 이름을 널리 알리는 차원의 후원 마케팅이 필요했으나, 이미 세계 1위 입지를 확보한 요즘 상황에서는 현지시장 공략에 꼭 필요한 맞춤형 후원이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2일 중국 난징 쑤닝 화이하이점에서 열린 ‘삼성 인터밀란 TV’ 출시 행사에서 사회자가 이탈리아 세리에A 인터밀란 소속 선수들과 함께 방문고객을 위한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