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를 꿈꾼다"..국제 우주학술대회 우승자 박동세 군

by김유성 기자
2016.05.23 04:30:00

''우주헬멧'' 논문으로 `2016년 콘레드 이노베이션 챌린지` 1위
2014년 청소년들이 자발적으로 설립한 대한청소년천문우주공학회 성과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미래의 일론 머스크를 꿈꾼다.”

민간우주개발사 스페이스X의 창업자이자 세계 전기차 혁신을 선도하는 일론 머스크(Elon Musk) 테슬라자동차 회장. 머스크를 선망하며 그의 뒤를 따르는 청소년이 있다. 올해 용인외고 3학년으로 대한청소년천문우주공학회 회장을 맡는 박동세 군이다.

박동세 군
박 군은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열린 ‘2016 콘레드 이노베이션 챌린지(Conrad Innovation Challenge)’ 대회에서 ‘우주헬멧’ 발명 논문으로 1등을 차지했다. 미항공우주국(NASA)와 스페이스X, 미 해군, 록히드마틴이 후원하는 이 행사에는 전 세계 600명의 청소년이 참석했다.

박 군은 대한청소년천문우주공학회 학회원 5명과 함께 ‘식스센스헬멧(Sixth Sense Helmet(SSH)’라는 우주헬맷의 설계, 제작, 시험을 기술한 약 150쪽의 논문을 작성하고 발표를 진행했다. SSH는 기존의 우주 헬멧과 다르게 바깥의 필요한 정보들을 우주비행사에게 제공하는 기능을 갖췄다.

우주 헬멧에 관한 성과는 비단 박 군 개인의 영예는 아니다. 지난 2년간 꾸준하게 우주·항공 분야에서 논문을 발표하며 미래 항공우주 공학인에 대한 꿈을 키운 대한청소년천문우주공학회 덕분이다. 박 군은 이 학회의 학회장이다.

이들 학회는 학교, 학년에 상관없이 우주와 항공산업에 관심 있는 청소년들로 모인 자발적 학술 단체다. 박 군이 용인외고 1학년이던 2014년 스무 명의 청소년으로 조직했다. 처음에는 학교 동아리였으나 외부 학생들이 가입하면서 청소년 학회의 모습을 갖췄다. 현재는 250명 가량이다.

학회원이 각 학교에 소속된 학생들이다. 박동세 군은 “입시를 앞둔 학생이 다수다보니 페이스북을 통해 교류하고 의견을 나눈다”며 “연 2회 정기 학술 대회를 열고 논문을 발표한다”고 말했다.



연구 주제는 다양하다. 최근 이슈가 된 중력파처럼 연구하고 싶은 주제를 학회원이 제안하면 연구팀이 구성된다. 연구 주제에 대한 학회 공모를 하고 이론적 배경을 탐구한다. 실험이 필요하면 학회 차원에서 관련 장소를 섭외한다.

지난 3월 9일 경기도 문화의 전당 꿈꾸는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 1회 학술회 전경
고등학생이 발표한 논문이지만 제목만 보면 여느 대학 학술 논문 못지않다. ‘인위적인 마이크로블랙홀의 생성 가능성과 위험성’, ‘스윙바이 항법의 물리적 탐구’ 등이다. 학술 대회와 별개로 학회원끼리 천문대 등 우주 시설을 견학하거나 전문가 대담 세미나도 열린다.

학회에 대한 외부 지원은 없다. 연 6만 원 연회비가 전부다.

박 군은 미국에서 항공우주공학 관련 학과를 전공하고 스페이스X 같은 민간 우주 사업체에 취업하는 게 목표다. 스페이스X는 일론 머스크가 만든 민간 우주개발업체다. 화성에 정착민을 보내는 것을 최종 목표로 두고 있는 회사다. 발사체 개발까지는 성공했다.

박 군은 그곳에서 역량을 쌓은 다음 우리나라 우주 산업에 기여하고 싶다는 게 포부다. 초등학생 시절 이후 잊지 않고 줄곧 가진 꿈이다.

박 군은 “인류는 우주로 나아가야 하는 운명”이라며 “꿈을 포기하지 않고 소양을 계속 키워나가고 준비한다면 언젠가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동세 군을 팀장으로, 신동윤(St Catharines 12학년), 허정은 (용인외고 2학년), 임도훈 (경기과고 2학년), 조남혁 (한서대학교 항공학과 1학년)군이 함께 개발한 우주 헬멧. 논문에 근거한 초기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