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 봤어요]이유있는 흥행 돌풍…`잘생긴` 신형 말리부

by신정은 기자
2016.05.05 06:00:00

말리부 주행 모습. 한국 GM 제공.
[이데일리 신정은 기자] 한국GM이 중형 세단 시장의 판도를 완전히 바꿔놓겠다며 신형 말리부를 야심차게 내놓았다. 말리부는 4영업일 만에 6000대 사전계약이라는 신기록을 세우며 흥행몰이 중이다. 국내에서 첫선을 보인 지난 27일에는 포털 검색어 1위에 오를 정도로 관심이 뜨겁다.

3일 서울 광진구 W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신형 말리부 미디어 시승회에서 달라진 말리부를 직접 주행해봤다. 시승 코스는 양평 중미산 천문대를 오가는 약 120km구간이다. 시승 모델은 2.0 터보 최상위 트림인 LTZ 프리미엄, 색상은 검정색(카본플래시 블랙)이었다.

말리부의 디자인은 가장 큰 인기 비결로 손꼽힌다. 첫인상은 확실히 중형차치고는 크다고 느껴졌다. 신형 말리부는 기존모델보다 길이를 약 10cm더 늘려 동급 최대인 4925mm의 전장을 완성했다. 앞모습은 쉐보레 라인업의 새로운 패밀리룩을 상징하는 듀얼 포트 그릴이 눈에 띄었다. 기존 말리부는 그릴 밑에 번호판을 배치했지만, 이번에는 크롬 바 라디에이터를 가리도록 디자인됐다. 날렵한 HID헤드램프와 LED 주행 등이 날카로운 인상을 줘 현장 기자들 사이에서는 호불호가 나눴다. 그러나 볼륨감 있는 뒷모습은 대부분 ‘잘생겼다’고 인정하는 분위기였다. 쿠페형 C필러 라인의 옆모습은 단단하면서도 세련된 느낌을 더했다.

말리부 내부 모습. 사진=신정은 기자.
내부도 넓었다. 특히 뒷자리가 넉넉했다. 190cm가 넘는 제레미 쇼트 말리부 글로벌 개발 담당임원이 시승회에서 “내가 타도 넉넉한 뒷공간을 마련했다”고 설명할 정도였다. 역사다리꼴 모양의 센터페시아 조작버튼은 필요한 것들만 배치해 깔끔했다. 다만 둔탁한 플라스틱 재질의 글러브박스나 콘솔박스는 저렴한 느낌이 강해 아쉬웠다.



말리부를 몰고 시내로 나갔다. 비바람이 몰아치는 날씨 속에서도 안정적인 주행감을 유지했다. 부드러운 핸들링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중미산 천문대로 올라가는 굽은 산길에서도 마음껏 달릴 수 있을 만큼 코너링이 편했다. 액셀러레이터 페달 응답성은 다소 부족했다. 하지만 한번 속도가 붙으면 2.0ℓ의 터보 엔진을 장착한 말리부는 거침없이 질주했다. 날씨 탓에 페달을 끝까지 밟진 못했지만 시속 145㎞까지 거뜬했다.

큼지한 환풍구(왼쪽)과 플라스틱 소재의 글러브박스. 사진=신정은 기자
무엇보다 말리부는 정숙성이 뛰었다. 터보 엔진은 시끄러울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었지만 터널 속에서도 옆사람과 충분히 대화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조용했다.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기술을 적용해 폭스바겐 1.4 가솔린 터보 엔진보다 6 데시벨이 더 조용하다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이는 소음을 차에서 듣고 그 주파수에 해당하는 소음을 외부로 방출해 차량 내의 소음을 저감시키는 기술이다.

신형 말리부에 장착된 안전 시스템도 확인할 수 있었다. 고속도로에서 방향지시등 없이 차선을 변경하자 차선유지 보조 시스템이 작동하면서 핸들이 묵직해졌고, 조금 더 힘을 가해야 조절이 가능했다. 이날 체험해보지 못했지만 지능형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FSR ACC), 저속 긴급제동 서비스, 전방 보행자 감지 시스템 등도 탑재했다.

신형 말리부는 잘생긴 외모와 꽤 만족스러운 주행성능을 자랑하는 가성비 좋은 중형차다. 사전 계약 고객 75%가 선택했다는 1.5 터보의 국내 출시 가격은 기본형(LS)이 2310만원, 중간급(LT) 2607만원, 고급형(LTZ) 2901만원이다. 2.0 터보는 기본형 LT 프리미엄팩 2957만원, 고급형 LTZ 프리미엄팩이 318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