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VS유료방송` 9월 소송 大戰..항후 분쟁 분수령

by김유성 기자
2015.08.31 01:00:09

CJ헬로비전·CMB 상대로 제기한 가처분 소송 결과 나와
법원 판단에 따라 재전송료협의체·디지털정책 영향 받아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2000년대 중반 이후 계속된 지상파 방송사와 유료방송 업계 간 콘텐츠 대가 분쟁이 9월 들어 새 전환점을 맞는다. 양측의 분쟁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법원의 판단 두 건이 다음 달 나오기 때문이다. 법원 판단은 정부 설립 전문가 협의기구인 ‘지상파재전송료협의체’의 논의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KBS·MBC·SBS 지상파 3사는 케이블·IPTV·위성방송 등 유료방송 업계와 60건 가까운 소송을 진행 중이다. 지상파 방송사는 실시간 방송과 주문형비디오(VOD) 등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요구하고 있다. 유료방송 업계는 재전송료(CPS) 산정에 지상파 난시청 해소 등 자신들의 기여분이 반영돼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30일 방송 업계에 따르면 9월 중으로 지상파 방송사들이 거대 케이블TV사업자(복수유선방송사업자·MSO) CJ헬로비전(037560)과 CMB에 제기한 가처분 소송 결과가 나온다.

지상파 방송사는 CJ헬로비전에 대해서는 N스크린서비스 ‘티빙’에 대한 실시간 방송 금지 가처분을 지난 5월 낸 상태다. 지상파 방송사는 올해 상반기 티빙에 대한 주문형비디오(VOD) 공급을 중단했다. 지상파 측은 “티빙의 실시간 지상파 방송은 우리들의 콘텐츠 권리를 침해한 행위로 티빙 재전송료(CPS) 산정 대가에 대한 양자 간 구체적인 합의가 있기 전까지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상파 방송사는 지난 5월 CMB가 KBS·MBC·SBS 실시간 방송을 디지털케이블TV 상품에 포함하지 못하도록 가처분 소송을 서울 남부지방법원에 냈다. 재송신 계약 체결 전까지는 지상파 방송이 포함된 디지털케이블TV방송을 판매할 수 없다는 논리다.

방송 업계에서는 산업적·정부정책적인 측면에서 두 소송을 주목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먼저는 지상파재전송료 협의체의 향방이 이번 두 건의 가처분 소송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현재 지상파 방송사들은 미래창조과학부·방송통신위원회가 직접 나서 조직한 지상파재전송료협의체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재전송료협의체는 블랙아웃(지상파방송 재전송 중단) 사태를 막고 지지부진한 양측간 협상을 조율하기 위해 만들어진 전문가 기구다. 재전송료협의체는 지상파 재전송료(CPS)의 필요성을 논의하는 자리가 아니라 CPS의 산정 기준을 마련하고 적정안을 도출해 정부에 조언하는 기구다.

그러나 지상파방송사 측은 ‘(CPS는) 협상으로 풀어나가야 할 사적 영역’이라는 입장으로 정부 개입에 반대하고 있다. 협상으로 풀리지 않는 부분은 정부가 아닌 법원의 판단에 맡기겠다는 방침이다.

따라서 법원이 지상파와 다른 견해의 판단을 내린다면, 재전송료협의체의 역할이 더 중요해질 수 있다.

이번 가처분 소송을 통해 ‘셋톱박스 없는 HD(고화질)방송’ 8VSB에 대한 판단 근거도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8VSB는 지상파 방송의 디지털 방송 전송 방식이다. 이 방식을 사용하면 기존 아날로그 케이블TV 가입자도 HD급 디지털 지상파 방송을 볼 수 있다. 미래부 등 정부에서도 아날로그 케이블TV 가입자들의 편익을 높이기 위한 방식으로 관심을 갖고 있다.

다만 8VSB 가입자를 디지털로 분류할지 여부를 놓고는 지상파와 케이블TV 업계가 갈등이다. 케이블TV업계는 8VSB 가입자는 어디까지나 아날로그 가입자로 재전송료 협상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지상파 방송사는 이와는 반대다.

한편 유료방송 업계와 지상파 방송사들은 현재 CPS 협상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지상파 측은 유료방송 가입자 한 명 기준 CPS를 기존 1개월 840원(280원씩 3개 방송사 지급)에서 최소 1200원(400원 이상씩 3개 방송사 지급)으로 인상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최소 43% 인상 폭이다.

유료방송은 방송업계가 전반적으로 매출·영업이익이 하락하고 있어 CPS 인상에 난색이다. 업계는 자신들이 지상파 방송의 난시청 해소에 기여하고 있는 점도 감안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상파VS유료방송 CPS 분쟁 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