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에서도 DMB 본다`..수신·중계기 의무 설치

by김유성 기자
2015.08.11 00:00:19

미래부, 건물 지하에서도 `재난매체` DMB 볼 수 있도록 관련 고시 개정
지상파DMB 업계, 무료·재난 특화 서비스 강조하며 `커버리지` 넓힌다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데이터 소진 걱정에 모바일IPTV 대신 지상파DMB(지상파 이동멀티미디어방송)를 보는 A씨. A씨는 무료로 실시간 지상파 방송을 마음껏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지상파DMB를 애용한다. 다만 지하 주차장 같은 지하 시설에서는 방송이 끊겨 어쩔 수 없이 모바일IPTV를 실행시키곤 한다.

모바일IPTV는 고화질(HD)급 영상의 경우 1분에 15MB 데이터를 사용한다. A씨는 데이터를 아끼기 위해서라도 지상파DMB 수신 가능 지역이 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앞으로 지하 시설에서 지상파DMB가 끊기는 일이 줄어들 전망이다. 아파트·빌딩 등의 지하 시설에 재난방송 매체인 지상파DMB 수신기·중계기가 의무 설치되도록 관련 고시가 개정됐기 때문이다. 무료 보편적 서비스이자 재난방송 매체로서 지상파DMB의 역할이 커진 것이다.

10일 지상파DMB 업계에 따르면 미래창조과학부는 ‘방송 공동수신설비 설치기준’ 고시를 개정했다. 긴급 사태 발생 시 지하 주차장 등에서도 지상파DMB 방송 수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된 데 따른 조치다. 미래부는 이를 8월 4일 고시로 지정해 발표했다.

미래부 고시에 따르면 각 건물·아파트 방송 공동 수신 설비에는 지상파DMB 중계·수신 장비가 의무장착돼야 한다. 지하주차장 등 지상파DMB 사용자가 있는 공간에는 지상파DMB 중계기가, 옥외 안테나에는 지상파DMB 수신기가 설치돼야 한다.

설치가 의무화되면서 건물주·관리자는 지상파DMB 수신·중계기 설치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이번 고시 제정에 영향을 미친 방송통신발전 기본법(제 40조 2항)은 재난 방송의 원활한 수신을 위해 정부 예산 범위에서 설치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보조해줄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지상파DMB 관계자는 “방송 커버리지가 넓어지다보니 매체 영향력 차원에서는 분명 좋아지고 궁극적으로는 매출도 늘어날 것”이라면서도 “지상파DMB가 재난방송 핵심 매체로 자리매김한 데 더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재난방송 설치 현황 (출처 : 한국전파 기지국)
N스크린 서비스의 등장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던 지상파DMB는 그동안 광고 매출 감소에 시달렸다. 2014년 지상파DMB 광고 매출은 104억원으로 전년대비 10% 늘었지만 2011년 173억원과 비교하면 60%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상파DMB 업계는 N스크린 서비스와의 직접 경쟁으로는 활로가 안보이는 상황에서 무료 보편적 서비스이자 재난방송 의무 수신 매체로 대(對) 정부·국민 홍보활동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QBS·U1·YTNDMB·SBSu·myMBC·uKBS 지상파DMB 6개사는 ‘DMB 방송 수신 장애 제로 시대’ 캠페인을 이달부터 시작했다.

지상파DMB 관계자는 “모바일방송이 화질 등에 있어 고급스런 프리미엄 서비스라면 다른 한쪽에서는 DMB처럼 가격 구애 없이 쓸 수 있는 공공재도 있어야 한다”며 “재난매체로서의 정책적 지원과 관련 제도 정비도 계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출처 : 조해진 새누리당 의원실
지상파DMB는 2005년 12월 이동형 멀티미디어 방송을 표방하며 시작했다. 당시에는 SK텔레콤이 시작한 위성DMB(2005년 5월 시작) 서비스가 있었다. DMB 서비스는 스마트폰이 없던 시절 유일한 이동형 방송 매체로 주목받았다.

일각에서는 DMB를 ‘황금알 낳는 거위’로까지 비유했다. 그러나 스마트폰 시대가 도래하면서 매출 부진에 시달렸다. 위성DMB는 유료 가입자 이탈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2012년 8월 31일 서비스를 종료했다.

시장조사업체 코리안닐슨클릭에 따르면 지상파DMB는 모바일 영상 앱 순위로 유튜브(6월 기준 1973만명)에 이은 2위(6월 기준 851만명)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방송광고 외에는 뚜렷한 수익원이 없어 지상파DMB 6개 회사의 매출 합이 100억원을 상회하는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