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철 총장 "전공없는 학부는 융복합 과학인재 위한 것"

by이승현 기자
2015.04.29 01:00:44

DGIST, 전공없는 학부 운영·전자교재 채택

[대구 =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우리의 전략은 전 세계에서 가장 유능한 사람(과학자)을 끌어올 수 있느냐입니다. 한국 과학도 사람 위주로 바뀌어야 합니다”

신성철(63)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총장은 대구 달성군 현풍면의 본원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교수 20여명을 뽑는데 단지 어떤 분야를 채우기 보다는 생각하지 않았던 분야에서도 세계적 리더가 될 사람이면 뽑겠다”며 이 같이 말했다.

신성철 DGIST 총장
그는 “글로벌 경쟁에선 경쟁자들보다 얼마나 앞서 치고나가느냐가 중요하다. 세계적으로 제일 잘 할 수 있는 분야를 하겠다”며 “그럴려면 사람 중심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DGIST는 지난 2011년 대학원생 모집 이후 지난해부턴 학부생도 뽑고 있다. DGIST는 국내 최초로 학부과정인 융복합대학 기초학부(200명 내외)에서 4년간 전공을 두지 않는 ‘무학과 단일학부’를 운영 중이다. 기초과학이 튼튼한 융복합 인재를 키우기 위해서다.

학부생들은 이 체제에서 기초과학(수학·물리·화학·생물)과 공학(컴퓨터·자동제어·통계·디자인공학)에 대한 이론과 실험수업을 받는다. 비교역사학과 동서양 철학 등 인문사회 교육과 함께 악기와 태권도 등도 배운다.

신 총장은 “4년 전 이 아이디어를 내자 교육계와 학계에선 너무 이상적이라고 했다”고 전하며 “기업이 내놓는 제품은 계속 변하는데 이를 쫓아가려면 기초가 튼튼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바이오 분야를 공부하며 수학과 물리도 함께 하는 곳은 우리 뿐일 것이다. 학생들이 4년 후 대학원이나 기업에 가서 굉장한 장점을 발휘할 것이다”고 자신했다.

두꺼운 전공서적 대신 총 34종의 수업과정 전자교재(e-book)를 자체 개발해 사용하는 것도 현재 과학기술 흐름을 반영한 것이다.

신 총장은 “과학기술 발전이 급변하면서 지식의 반감기가 줄고 있다”며 “전자교재는 지식의 변화를 즉시 반영할 수 있다”고 했다. 또 이종 학문간의 연계학습에도 전자교재가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도 기업가정신 교육을 중요하게 여기지만 사회적 기업가 정신을 가르치려 한다”며 “돈을 벌면 어떻게 사회에 기여할 지 가르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창의성과 기여, 배려의 ‘3C 인재상’(creativity·contribution·care)을 목표로 한다고 했다.

DGIST는 신물질과 정보통신, 의료로봇, 그린에너지, 뇌과학, 뉴바이올로지 등 6개 분야를 중점 연구한다. 재학생은 학부과정 357명을 포함해 총 669명이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부총장을 역임한 신 총장은 지난 2011년 첫 취임 뒤 올해 2월 연임에 성공했다.

대구 달성군 현풍면 대구경북과학기술원 본원 전경. DGIST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