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자영 기자
2015.01.14 01:00:00
마힌드라 앤 마힌드라 그룹 인도 재계 서열 5위까지 키운 주인공
장애 있다고 피인수기업에 대한 믿음 놓지 않아..쌍용차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시킬 것
티볼리 잘 팔리면 정리해고자부터 채용
[이데일리 김자영 기자] “우리는 신뢰를 중요시합니다. 기업을 인수하면 그 기업의 임직원과 지역경제를 가장 먼저 생각하지요. 일시적인 장애물로 그 기업에 대한 믿음이 흔들리지 않습니다.”
마힌드라 앤 마힌드라 그룹의 아난드 마힌드라 회장이 쌍용자동차(003620)의 신차출시 행사에 직접 참석했다. 아난드 마힌드라 회장은 4년전 쌍용차를 인수한 이후 첫 결실이라는 점에 큰 기쁨을 드러냈다.
하지만 그의 얼굴은 밝지 않았다. 쌍용차 안팎의 시선들이 곱지 않아서다. 곱지 않은 시선 한 가운데에 있는 것이 바로 ‘신뢰’다.
쌍용차는 경영난으로 법정관리에 들어가고 중국 기업에 인수됐다 되팔리는 아픔이 있는 회사다. 그런 가운데 백기사로 나선 곳이 마힌드라 그룹이다. 인도 재계서열 5위인 마힌드라 그룹은 인도 내에서 자동차와 IT 등 다양한 분야에서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기업이다. 인도에서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로 유명한 마힌드라그룹은 4년전 그룹내 시너지를 위해 쌍용차를 인수한 것.
마힌드라그룹은 쌍용차 인수 뒤에도 끊임없는 의심의 눈초리를 받아야했다. 쌍용차가 아직까지 경영정상화를 이뤄내지 못한 상황에서 기술만 유출하고 회사를 되파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다. 아난드 마힌드라 회장은 이같은 상황에 매번 한국을 찾을 때면 기자들을 앞에 두고 ‘신뢰’를 거듭 강조한다.
이번 티볼리 행사장에서도 아난드 마힌드라 회장은 회사가 정상화되면 정리해고자를 먼저 채용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일자리를 상실하신 분들과 가족에 대해서 심히 우려하고 있다“면서 ”마힌드라 기업문화는 속해 있는 공동체의 사람들을 돌보고 신뢰하는 기업문화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신차 티볼리가 선전해 쌍용차가 흑자전환에 성공하면 시간에 따라 필요에 따라 인력을 충원하고 우선적으로 2009년에 일자리를 상실한 분들을 충원할 것이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마힌드라 회장은 이 점을 분명히 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마힌드라 회장은 해고자 복직 문제를 염두한 듯 “일시적인 장애물이 쌍용차에 우리의 믿음을 흔들 수 없다”며 “쌍용차를 위해 마힌드라는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미국 시장에 진출할 때도 쌍용차 브랜드를 가지고 나서겠다고 했다. 평소 아난드 마힌드라 회장의 경영 철학이 고스란히 담긴 발언이다.
지난 2009년 아난드 마힌드라 회장은 사티얌잉이라는 회사에 전격 투자를 결정했다. 하지만 이 회사는 당시 기존 경영진들의 다양한 부정 행위로 상당한 우여곡절을 겪어야만 했다. 마힌드라는 이같은 상황에서도 회사를 되팔거나 임직원들을 사지로 내모는 대신 회사를 정상화하는데에만 집중했다. 그 결과 샤티얌잉은 테크마힌드라라는 새로운 기업으로 탄생해 인도에서 다섯번째로 큰 IT 기업이 됐다. 이 사례는 인도에서도 마힌드라 기업의 인수 성공 선례로 회자된다.
아난드 마힌드라 회장은 세계 곳곳에 쌍용차 깃발을 꽂고 싶다는 강한 의지도 드러냈다.
“쌍용차에 코란도라는 차가 있죠. 코리안 캔 두(Korean can do)를 줄인 차명인데 쌍용차가 ‘한국인은 할 수 있다’는 비전을 세계적으로 이루는 날이 곧 올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