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현아 기자
2014.12.31 00:10:00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이 대중화된 요즘, 정부든 기업이든 위기에 대처하기 더 어려워졌다.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에 직면해 우왕좌왕하다보면 ‘여론’은 광속으로 악화되기 마련이다.
2014년 갑오년 ‘청마(靑馬)의 해’, 말처럼 거침없이 질주할 것 같았지만, 어느 해보다 사건·사고가 많았다. 4월 16일 발생한 ‘세월호’ 참사는 해바라기 관료로 채워진 정부의 무능을 여지 없이 드러냈고 공무원을 무조건 공공의 적으로 단정하는 ‘관피아 척결’이란 병리 현상도 낳았다.
하지만 이 가운데 유일하게 박수를 받은 사람이 있다. 이주영 당시 해양수산부 장관. 그는 130일 넘게 팽목항을 지켰다. 그 사이 수염과 머리는 덥수룩하게 길었지만, 국민들은 그의 진심(眞心)에 감동받았다. 미국처럼 ‘올해의 사과상’이 있다면, 아마도 세월호 참사때 고개 숙였던 이주영 장관일 것이다.
기업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마우나리조트 사고발생 9시간 만에 경주 현장 지휘소를 직접 찾아 사과한 이웅렬 코오롱 회장, 전임 회장 재직 시절 발생한 981만 명 고객의 개인정보 해킹사건에 대해 대국민사과 하는 일로 취임이후 언론을 처음 만난 황창규 KT 회장, 사상초유의 통신장애 사건에 대해 직접 머리를 숙이며 약관(6배)보다 많은 10배라는 통큰 보상을 한 당시 하성민 SK텔레콤 사장 등은 지도자로서 위기를 외면하지 않고 열린 마음으로 맞아 적극적으로 해결책을 모색한 경우다. 그리고 대부분 어느정도 성공했다.
세상이 복잡해지고 정보 민주화라는 시대정신이 만연할 수록, 위기를 사전에 막아 내기는 쉽지 않다. 김구철 위기관리전문가는 “아무리 어려워 보이는 일도 지도자가 진정성과 신뢰 같은 사회적 자본에 기반해 앞장 서 국민들과 사태의 원인과 대책에 대해 솔직하게 커뮤니케이션한다면 전화위복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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