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 "탈출구는 있다"..풍부한 수요·원료 찾아 해외로

by정태선 기자
2014.07.21 06:00:00

포스코 1년새 해외공장 4개 완공..인니, 터키, 인도 등
동국제강 , 브라질서 미래엔진 설계..5.6조원 투자
유니온스틸·현대하이스코, 맞춤형 대응으로 고성장

포스코 인도CGL 공장 현지 직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포스코 제공.
[이데일리 정태선 기자] 불황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국내 철강사들이 해외에서 탈출구를 찾고 있다. 장기 불황 속에 수익을 다변화하고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다.

15일 철강업계 따르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 을 인정받는 포스코를 비롯해 동국제강, 현대하이스코, 유니온스틸 등이 해외시장 확보에 나서고 있다.

해외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포스코는 1년 동안 인도네시아, 터키, 인도 3곳에서 4개의 공장을 완공했다. 지난 6월 말 포스코는 인도 마하라스트라주 빌레바가드 산업단지에 냉연공장을 건설을 3년여만에 마무리지었다. 이 공장은 자동차용 강판을 중심으로 연간 180만t의 고급 냉연강판을 생산한다.

앞서 포스코(005490)는 작년 말 인도네시아에 연간 300만t 생산규모의 일관제철소를 지어 화제를 모았다. 해외 일관제철소 건설은 40년 만에 처음으로 이를 통해 동남아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인도네시아는 1인당 연간 철강 소비량은 40㎏으로 한국의 20분의 1도 안되는 수준이지만 앞으로 경제성장에 따라 철강수요가 계속 늘고 있고, 원료인 철광석이 저렴해 포스코의 원가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되고 있다. 수요처인 동시에 저렴한 원료공급지를 공략한 것. 아울러 작년 8월과 12월 터키와 인도에 준공한 STS 냉연공장과 무방향성 전기강판 공장도 각각 연간 20만t과 30만t을 생산하고 있다.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면서 국내에서 포스코가 직접 생산하는 제품의 수출 비중도 크게 늘어 2005년 1분기 25%(182억3000t)에서 올 1분기 44%(372억9000t)를 차지하고 있다.
유니온스틸 태국 코일센터 전경. 유니온스틸 제공.
동국제강(001230)은 100년 기업을 향한 미래 비전을 내년 하반기 완공하는 브라질 고로제철소에 두고 있다. 투자규모만 49억달러(약 5조6000억원)로 연간 생산능력은 300만t에 달한다. 동국제강이 해외 제철소를 짓는 것은 브라질이 처음이다.



동국제강은 브라질 제철소에서 생산한 슬래브의 70~80% 정도를 고급강재, 특수강재 원료로 들여오고, 고급·특수강 생산에 주력해 중국과 일본의 공세를 이겨나간다는 전략이다. 동국제강은 브라질 제철소가 본격적으로 가동하면 후판 사업 부문에서 경쟁력을 확보해 연간 1000억원에 달하는 수익성 개선 효과가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지 가공센터 건설도 잇따르고 있다. 유니온스틸은 국가별 문화와 특색에 맞는 다양한 색상과 무늬의 고품격 컬러강판을 즉시 공급하기 위해 해외 곳곳에 가공센터를 세우고 있다. 1200만 달러를 투자해 태국에 작년 2월 컬러강판 전용 코일센터를 짓고, 고객이 원하는 길이와 넓이로 제품을 재가공하고 있다.

유니온스틸(003640) 관계자는 “태국가공센터는 글로벌 가전사인 삼성, 미쯔비시, 히타치, 파나소닉, 쎄스요 등에 가전용 컬러강판을 납품하고 있다”며 “코일센터 진출전인 2010년 유니온스틸의 태국 가전시장 점유율은 8%대였는데 현재 30%대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하이스코(010520)도 2800만달러를 투자해 터키 이즈미트에 지난해 냉연가공센터를 완공하고, 자동차용 강판을 연간 20만대 규모로 생산하고 있다. 현대차 해외공장 증설이나 설립에 맞춰 해외법인을 늘려가는 전략이다. 현지 현대차 공장에 자동차강판을 가공, 조달하는 역할을 맡고 있는 현대하이스코는 최근 현대차를 따라 중국 충칭에 이어 중앙아메리카도 동반 진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하이스코는 전방산업 침체 등으로 전체 철강 수요가 부진을 겪고 있지만 ‘나홀로’ 성장세다. 현대·기아차라는 든든한 수요처와 해외 코일센터 등 해외법인의 판매량 증가로 지난 1분기 매출 1조673억원, 영업이익 972억원으로 각각 4.8%와 130.2% 성장하며 철강업계 부러움을 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