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팩은 노다지?"..중소형 증권사도 뛰어든다

by안재만 기자
2010.03.14 10:05:00

HMC투자증권·신영증권 등 설립박차
"우후죽순..합병대상 충분할까" 우려도

[이데일리 안재만 기자] 대우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국내 첫 기업인수목적회사(이하 스팩)를 상장시킨 가운데 중소형 증권사들 역시 스팩 설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우증권(006800)과 미래에셋증권, 현대증권, 우리투자증권 등 대형사들이 비슷한 시기에 스팩을 설립한 데 이어 후발 중소형사들이 그 열기를 잇고 있는 것.

1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중소형 증권사의 경우 교보증권-KTB투자증권, 메리츠증권, 부국증권이 스팩 설립을 완료했고, HMC투자증권과 신영증권, IBK투자증권, 키움증권, 이트레이드증권 등이 추진 중에 있다.

HMC투자증권(001500)은 전기차나 자동차 부품업체 합병을 목적으로 하는 스팩 설립을 추진 중이다. 키움증권 역시 신성장동력사업체 합병을 목적으로 이달내 스팩 법인 등록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중소형 증권사는 대형사와 달리 타 증권사, 벤처캐피탈 등과 공동으로 스팩을 설립하는 분위기다.

교보증권이 KTB투자증권과 함께 스팩을 만들었고 메리츠증권은 컨설팅사 AT커니, 삼성증권과 공동 설립했다. 부국증권은 솔본벤처투자, 동양창업투자 등 8개의 창투사와 손을 잡았다.



여러 증권사가 손을 잡은만큼 효율적 운영이 가능하다는 것이 이들의 강점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중소형 증권사는 상대적으로 `노하우`가 적을 수 있지만 설립자를 다양화함으로써 리스크 요인을 줄이고, 차별화된 운영 전략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미 10여개에 달하는 스팩이 설립된 상황에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비슷한 시기에 우후죽순 스팩이 설립되는 만큼 합병할만한 우량 장외기업의 몸값이 치솟을 가능성이 있다"며 "투자자들은 후발업체의 경쟁력을 꼼꼼히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 증권사 IB사업 관계자 역시 "마치 스팩을 설립하지 않으면 `일을 하지 않는 것`이란 분위기가 있는 것 같다"면서 "주변에서 문의가 많지만, 당장은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HMC투자증권의 관계자는 "장외시장엔 상장을 하고 싶지만 여건이 안돼 추진하지 못하는 기업이 많다"며 "일각의 예상보다 스팩 합병 수요는 많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