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지영한 기자
2010.02.16 01:44:38
[뉴욕=이데일리 지영한 특파원]그리스 정부가 유럽연합(EU) 감시를 피해 미국 월가로부터 자금을 조달, 국가 부채를 더욱 키우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언론보도에 대해 EU가 그리스 정부에 대해 해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앞서 미국의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14일자 신문에서 그리스가 재정적자를 줄일 목적으로 EU의 감시를 피해 수십억달러의 현금을 조달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보도에 따르면 그리스 정부는 골드만삭스 등 월가의 은행들과 향후 국가재정으로 들어올 복권 수입금과 공항착륙 수수료를 미리 선매(先賣)하는 방식의 파생상품 계약을 통해 수십억달러의 현금을 조달했다.
특히 EU는 회원국인 그리스의 이 같은 자금조달 거래를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리스 정부가 미래에 발생할 수입을 담보로 잡고 돈을 빌려썼기 때문에 이 같은 돈이 그리스 회계장부에 `부채`로 계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 같은 보도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그리스 정부는 비난을 면치 못할 전망이다. 재정적자 문제를 일시적으로 완화시키기 위해 미래의 국가 재정을 고갈시켰을 뿐만 아니라 EU의 통계기관인 유로스타에게 어떠한 정보도 제공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마데우 알타화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 대변인은 15일(현지시간) "우리는 유로스타가 그리스의 거래를 모르고 있었음을 말하고 싶다"며 "그리스 당국에 대해 2월말까지 설명을 요청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그리스의 고위 재무부 관리는 그리스의 현재 부채조달 정책이 투명하면서도 유로스타의 룰에 따르고 있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놓았다.
이 관리는 로이터통신에서 "부채조달과 관련된 정책에 관한 한, 모든 정책들이 투명성을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이루어지고 있고, 유로스타의 규정도 완전히 준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주 유럽연합(EU) 정상들은 필요하다면 그리스를 지원한다는데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그러나 유럽국가들은 그리스에 대한 세부적인 지원방안을 내놓지는 않았고, 우선 그리스의 강력한 자구노력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