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최한나 기자
2008.11.02 12:00:04
집값 하락률 20%-부실률 6.3% 가정시 은행손실 4.8조
다른 대출로 부실 확산시 손실 늘어날수도
[이데일리 최한나기자] 주택가격이 큰 폭 떨어지거나 주택담보대출 부실화율이 급등하는 등 주택담보대출시장에 충격이 발생하더라도 국내 은행들이 위험에 빠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한국은행에서 나왔다.
한국은행이 2일 발간한 2008년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집값 하락률을 90년대 이후 최고 수준인 20%로 놓고, 부실률을 우리나라 주택담보대출의 가중평균 연체율인 6.3%로 가정했을 경우 예상되는 은행권 손실액은 4조8000억원 정도로 추정됐다.
또한 위와 같이 다소 극단적인 경우를 가정하더라도 주택담보대출의 손실률(예상손실액/주택담보대출 잔액)이 2.1%로, 예대금리차(2.4%포인트 내외)를 밑돌았다. 전체적으로는 여전히 순익이 난다는 의미다.
가계보다는 중소기업 주택담보대출에서 발생하는 손실액이 더 클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다. 주택가격이 20% 떨어졌을 때 전체 손실규모의 70%가 중소기업 부문에서 발생하고, 나머지 30%가 가계 부문에서 초래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은은 "중소기업에 대한 주택담보대출에는 LTV비율 규제가 적용되지 않아 이 비율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은 앞으로 LTV비율이 내림세를 지속할 것이라며 주택가격 하락에 따른 부정적 효과가 점차 축소될 것으로 예상했다. 신규대출에 대해서는 현행 LTV비율 규제가 계속 적용되는 반면 2005년 이후 취급된 주택담보대출의 거치기간이 종료되면서 본격적으로 원리금 상환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
다만 한은은 "주택가격 하락이 소비와 건설, 설비투자 위축으로 이어지고 이것이 다시 실물경제 둔화로 연결될 경우, 주택담보대출 이외 다른 대출 부문으로 부실이 확산될 수 있다"며 "이렇게 되면 은행 전체에 발생하는 손실이 이번 추정결과보다 클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