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정명수 기자
2003.05.28 06:24:27
[뉴욕=edaily 정명수특파원] "정말 대단하다. 시장은 내려가고 싶은 생각이 없는 모양이다"(네드 릴레이 스테이트스트리트글로벌어드바이저 수석 투자전략가)
"지난주를 제외하고 앞서 6주간 봐왔던 양상이 계속되고 있다. 매도세력들은 잠자코 있을 수 밖에 없었다"(팀 히킨 토마스 웨이슬 파트너스 주식매매 팀장)
월가는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메모리얼데이(현충일)까지 3일간의 연휴를 끝낸 뉴욕 주식시장은 휴식 기간 중 충전된 에너지를 한꺼번에 분출시켰다. 주가 상승의 촉매제는 소비자신뢰지수 등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좋게 나온 것이지만, 시장 내부에 잠재돼 있던 매수심리와 새로운 투자자금이 랠리의 원동력이었다.
◇소비심리 개선+뉴 머니
출발은 불안했다. 유로/달러 환율이 1.19선으로 상승하는 등 달러 약세가 심화되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
그러나 컨퍼런스보드가 5월 소비자신뢰지수를 발표하면서 시장 분위기는 급반전됐다. 5월 소비자신뢰지수는 83.8을 기록, 예상치인 83을 웃돌았다. 지난달에 이어 2개월 연속 상승세를 나타냈다. 소비자신뢰지수는 지난해 11월 이후 5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곧이어 나온 주택판매 지표도 긍정적이었다. 4월 신규주택판매는 전월 대비 1.7% 상승한 102만8000채로 사상 네번재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예상치인 98만채, 2.7% 하락을 크게 상회하는 것이었다.
4월 기존주택판매도 전월대비 5.6% 증가한 580만채(연률 환산기준)를 기록했다. 역시 예상치 570만채를 웃돌았다.
지표가 발표된 후 다우와 나스닥 지수는 강한 상승 기류를 탔다. "주가가 조정을 받으면 사겠다"던 대기 매수세력들이 더이상 참지 못하고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한 것. 주가지수선물 가격도 올해 최고 기록을 경신했는데 선물트레이더들은 시장에 뉴 머니가 유입됐다고 분석했다.
투자심리도 고조됐다. UBS워버그의 5월 투자자 낙관지수는 42로, 지난달 66에서 크게 떨어졌지만, "지금이 매수 적기냐"는 질문에 58%가 "그렇다"고 답해, 2002년 6월이후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서머랠리`냐 `조정`이냐
양대 지수가 급등하면서 일부 투자자들은 서머랠리 가능성을 제기했다. 메릴린치의 리차드 맥케이브는 "주식시장이 짧은 조정후 재차 상승, 서머랠리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RBC다인로쉐의 봅 딕키는 "상승 모멘텀이 약해질 것"이라며 "2개월 강세는 역사적으로도 드물다"고 말했다. 그는 "다우 지수가 9000선에 다가가면서 저항도 심해질 것이며 다음주부터는 이익실현 시기에 들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다우 지수가 9000선 근처을 유지하다가 4분기 마지막 3개월 동안 상승 탄력을 받아 더 높은 수준으로 레벨업되는 것이 가장 좋은 시나리오"라고 덧붙였다. 랠리를 이어가기 위해서라도 조정이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한편 주식시장의 자금 동향을 추적하는 트림탭스에 따르면 기관투자자들은 여전히 주식을 매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림탭스는 다음달로 접어들면 매도 압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