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올렸지만…5대은행 주담대 이달 들어 5.2조 늘어

by김국배 기자
2024.07.28 06:57:37

서울 아파트값 상승에 '영끌' 수요 ↑
가산금리 인상 효과 미미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이 이달 들어 5조원 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의 관리 당부에 시중은행들이 가산금리를 올리는 등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부동산 경기 회복 등의 영향으로 대출 수요는 쉽사리 가라앉지 않는 상황이다.

사진은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모습. (사진=연합뉴스)
28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13조3072억원으로 6월 말(708조5723억원)보다 4조7349억원 증가했다. 5대 은행 가계대출은 6월 한 달 동안만 5조3415억원 늘어 2011년 7월(6조2000억원) 이후 2년 11개월 만에 증가 폭이 가장 컸는데, 이달에도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는 흐름이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6월 말 552조1526억원에서 지난 25일 557조4116억원으로 5조2589억원 증가하면서 가계대출 증가세를 견인하고 있다. 이런 추세가 이달 말까지 이어진다면 가계대출·주담대 증가 폭은 지난달과 비슷할 것으로 전망된다.

가계대출 증가세가 다시 강해지는 배경으로는 부동산 경기와 매수 심리가 되살아나고 있다는 점이 지목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넷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은 전주보다 0.3% 올라 18주 연속 상승세를 지속했다. 이는 지난 2018년 9월 둘째 주 이후 5년 10개월여 만에 최대치다. 집값 상승 기대가 확산하면서 ‘영끌’, ‘빚투’ 수요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부동산 매수 심리가 3년 전과 비슷한 것으로 체감된다”고 했다.



최근 금융당국의 가계 빚 증가 경고에 시중은행들은 대출 금리를 잇따라 올려왔다. 하지만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가 기정사실이 된 상황에서 당분간 대출 수요를 진정시키기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4대은행의 지난 26일 기준 주담대 혼합형(고정) 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는 연 2.900~5.263% 수준이다. 일주일 전인 지난 19일(연 2.840~5.294)과 비교해 상단이 0.031%포인트 낮아졌지만 하단은 오히려 0.060%포인트 높아졌다. 이 기간 은행채 5년물 금리가 3.345%에서 3.290%로 0.055% 내렸지만 은행들이 가산 금리를 조정하며 금리 하락을 방어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KB국민은행은 지난 3일과 18일 주담대 금리를 각각 0.13%포인트, 0.2%포인트 올린 데 이어 오는 29일 추가로 0.2%포인트 인상하기로 했다. 신한은행도 지난 15일과 22일 은행채 3년·5년물 기준금리를 0.05%씩 올렸는데 오는 29일에는 주담대 금리를 0.1~ 0.3% 상향 조정할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두 달 시행을 미룬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를 9월부터 시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