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보상금 1천만원" 마대 담긴 여성 시신, 미궁 속으로 [그해 오늘]

by박지혜 기자
2024.01.10 00:03:00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인천의 한 하천 인근에서 마대에 담긴 여성 시신이 발견된 지 한 달째에 접어든 2017년 1월 10일, 신원조차 확인되지 않아 사건은 오리무중에 빠졌다.

당시 인천 삼산경찰서에 따르면 한 청소부가 2016년 12월 8일 오전 11시 47분께 인천시 부평구 갈산동 굴포천 인근 유수지 집하장에서 시신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발견 당시 시신은 두 팔을 몸통에 붙인 뒤 노끈에 묶여 있었고, 다리도 구부러진 채로 몸통과 묶여 마대에 들어 있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뼈가 드러날 정도로 부패한 시신은 늑골과 경추가 골절된 상태였다.

경찰은 시신의 지문 채취가 불가능해 신원 확인이 어렵자 전국에 이 여성의 옷차림과 몽타주가 담긴 전단을 배포하고 공개수사로 전환했다.

이를 통해 수십 건에 달하는 제보가 들어왔지만 수사에 도움이 될 만한 단서나 정보는 없었다.

다만 “시신의 비장에서 일산화탄소 농도 40%로 검출됐다”는 국과수 부검 결과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여성을 타인이 유기했을 가능성도 나왔다.



경찰은 신고보상금은 최고 500만 원에서 1000만 원으로 올리고, 탐문 수사를 확대했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2018년 초 인천경찰청은 산삼경찰서에 이 사건에 대한 재검토를 지시해 수사력을 모았으나 숨진 여성의 신원은 여전히 미상이었고, 사건은 미제로 남았다.

2020년 인천 경인아라뱃길에서 발견된 훼손 시신의 복원된 여성의 모습 (사진=인천 계양경찰서)
‘굴포천 마대 시신 사건’은 이후 ‘경인아라뱃길 훼손 시신 사건’으로 다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난 2020년 5월과 6월 인천 경인아라뱃길 수로에서 훼손된 시신 일부가 나왔고 7월에도 계양산에서 백골 시신 일부가 나왔다.

국과수 감정 결과 모두 한 사람의 시신인 것으로 확인됐는데, 4년이 지난 현재까지 미궁 속이다.

인천경찰청은 지난해 6월 기자 간담회에서 “계양경찰서가 열심히 수사했지만, 뚜렷한 단서를 찾지 못했다”며 “사건을 미제사건수사팀으로 이관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