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중된 레벨 부담 가시화… 관망세에 덮일 연초 효과[주간채권전망]

by유준하 기자
2023.12.31 07:00:00

국고채 장기물, 지난주 11~14bp대 하락
내년 3월 미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 86.7%
국고채 3·10년물 스프레드 2.9bp까지 축소
“레벨 부담, 팔기도 사기도 애매…관망세”

[이데일리 유준하 기자] 이번주 국내 국고채 시장은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시장 금리에 상당 부분 반영된 만큼 관망세가 예상된다. 레벨 부담에 따른 시장 고민이 예상되는 만큼 한주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의 발언에 귀를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에는 토마스 바킨 리치몬드 연방은행 총재가 각각 3일과 5일에, 로리 로건 댈러스 연방은행 총재가 5일 연설을 할 예정이다.

금리 레벨에 대해선 연말 시장이 과하게 달린 만큼 연초 효과는 제한될 것이란 견해가 지배적이다. 지난해 마지막 주에도 장기물 위주로 10bp(1bp=0.01%포인트) 넘게 내리다보니 올 1분기 조정은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사진=AFP
한 주간(26~28일) 한국 국고채 금리는 일제히 하락했다. 국고채 2~3년물 금리는 전주 대비 5~8bp 하락했고 10년물은 11.8bp, 20년물은 14bp, 30년물은 12.6bp 하락했다. 채권 금리 하락은 채권 가격 상승이다.

장기물 위주로 금리가 하락하면서 3년물과 10년물의 스프레드는 2.9bp 수준으로 바짝 붙었다. 이는 지난 7월24일 2.3bp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같은 기간 미국채 2년물 금리는 7.9bp, 10년물 금리는 3.5bp 하락한 4.250%, 3.866%를 기록했다. 10년물 금리는 지난 주중 5개월 만에 3.7%대를 기록했지만 국내 장이 휴장이던 주말, 레벨 부담에 재차 3.8%대로 올라섰다.

미국 경기는 둔화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주말 발표된 미국 12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6.9를 기록, 예상치인 50을 하회했다. 지난 11월만해도 55.8을 기록하며 1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지만 12월 들어 급락한 셈이다

이에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감은 80%대를 유지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 툴에 따르면 내년 3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은 86.7%로 집계, 지난주 88% 대비 소폭 하락한 데에 그쳤다.



기준금리 인하 프라이싱이 상당 부분 진행된 상황에서 레벨 부담이 커진 만큼 박스권 수준의 등락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1월 한국은행 금통위가 11일에 예정된 만큼 한 동안은 관망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 시중은행 채권 운용역은 “역캐리가 계속 나는 상황에서 연초효과를 노리고 사는 사람도 물론 있겠지만 공격적으로 살 사람은 제도권에서는 없어 보인다”면서 “지금은 팔아도 그렇고 사기도 애매한 시기라 다들 관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자산운용사 채권 운용역은 “연초효과를 염두에 두고 있지만 그럼에도 1월 발행이 많고 기준금리랑 역전된 현 수준은 부담”이라면서 “이러면 1분기 조정은 불가피, 연초효과보다는 약세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오는 11일 열리는 금통위에서의 총재 스탠스도 벌써부터 주목받고 있다. 또다른 운용사 채권 운용역은 “이렇게 너무 많이 내려오면 꼭 한번씩 조정을 받곤 했다”면서 “매파적이던 총재님의 스탠스를 주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주 공개되는 주요지표로는 3일 미국의 12월 ISM 제조업지수, JOLTs 보고서 발표가 예정돼있다. 이어 4일에는 미국 ADP 고용지표가, 5일에는 12월 고용보고서가 공개된다.

주요 연설로는 토마스 바킨 리치몬드 연방은행 총재가 각각 3일과 5일에, 로건 댈러스 연방은행 총재가 5일 연설을 할 예정이다. 토마스 바킨 총재의 경우 올해 연준 투표권을 새로 받는 인물인 만큼 주시할 필요가 있겠다. 로건 총재는 올해 투표권에서 제외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