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논설 위원
2023.07.03 05:32:26
외국인직접투자(FDI)가 올해 상반기에 크게 늘어나 사상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고 한덕수 국무총리가 지난 주말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밝혔다. 정부가 올해 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을 검토해야 할 정도로 성장 활력이 둔화된 상황에서 가뭄 속 단비와 같은 소식이다. FDI 증가는 우리 경제의 대외신인도 개선을 의미하며 성장 기반 확충에 큰 도움이 된다.
한 총리에 따르면 상반기 FDI 실적은 신고 기준으로 160억달러(약 21조원) 이상이며 종전 최대 기록인 2018년 상반기의 157억달러를 넘어섰다. 건수는 1600건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상반기에 비하면 금액 기준으로 50억달러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정확한 실적은 정부가 최종 집계해 금명간 발표할 예정이다. FDI가 호조세를 보인 것은 한국의 안정적인 제조업 기반과 우수한 인력 및 기술력을 해외 투자자들이 높이 평가하는 가운데 윤석열 정부의 공격적 세일즈 외교를 통한 투자 유치 노력이 효과를 거둔 결과로 풀이된다.
한 총리는 페이스북 글에서 FDI 증가에 정부가 기여한 부분을 강조하며 한껏 고무된 태도를 드러냈다. “올해 상반기 FDI 금액의 상당부분은 정상 순방활동의 성과”이며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을 자임한 윤석열 대통령을 필두로 대한민국 정부가 경제 외교, 세일즈 외교를 적극 펼쳐온 결과”라는 것이다. 정부의 그런 노력이 FDI를 유인하는 효과를 낸 것은 분명하다. 윤 대통령은 취임 후 1년여 동안 7차례에 걸쳐 미국, 유럽, 동남아, 아랍 등지를 순방하며 투자 유치에 앞장섰다. 그때마다 기업인들이 다수 동행하며 투자 유치 상담을 진행했다.
하지만 FDI 호조세가 앞으로도 지속하리란 보장은 없다. 세계의 모든 나라가 FDI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기 때문에 단기 실적에 안주하다가는 경쟁에서 뒤떨어지기 십상이다. 다행인 것은 미국과 중국간 공급망 갈등에도 불구하고 그 사이에 끼인 한국이 투자처로서의 매력을 잃지 않았음이 이번 실적으로 확인됐다는 점이다. FDI 호조세의 지속 여부는 결국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다는 얘기다. FDI를 가로막는 각종 장애물을 걷어내고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더욱 폭넓게 만들어가야 한다는 점을 정부는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