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일의 부동산톡]가등기의 효력과 임차인의 대항력 순위
by양희동 기자
2022.11.19 05:00:00
[김용일 법무법인 현 부동산전문변호사] 임대차계약을 하려고 할 때 부동산등기부에 매매예약에 기한 가등기가 되어 있다면 주의를 해야 한다. 가등기에는 순위보전적 효력이 있어, 임차인이 대항력을 주장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관련하여 정리해 보겠다.
부동산등기부를 보면 매매예약에 기한 소유권이전청구권 보전의 가등기가 되어 있는 경우가 있다. 지금 당장 해당 부동산을 매수하는 것은 아니지만, 추후 해당 부동산을 매수할 것을 예정하면서 일단 ‘매매예약’을 했다면서 이를 원인으로 가등기를 해놓은 것이다.
부동산등기부에 매매예약을 원인으로 소유권이전청구권 가등기를 해 놓으면, 추후 매매예약완결권을 행사하거나 또는 예정된 기간이 경과하여 본 계약(매매계약)이 성립시, 가등기에 기한 본등기(소유권이전등기)를 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설명하면,‘매매예약’을 한 경우의 법리에 대해 민법은 “매매예약완결권을 갖는 자가 상대방에게 예약완결의 의사표시를 하면 이때 본계약(매매계약)이 성립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민법 제564조). 따라서 매매예약완결의 의사표시를 하면 그때 매매계약이 성립하므로, 이때 매매대금을 지급함과 동시에 동시에 가등기에 기한 본등기로 소유권등기를 이전받을 수 있다. 다만, 매매계약은 10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되므로, 만일 매매계약 성립시부터 10년이 경과하면 소유권이전등기를 할 수 없음이 원칙이다.
그런데 매매예약 계약서를 보면, 장래의 특정 일자를 매매예약완결일로 정해두고, 그때가 경과하면 별도의 매매예약완결 의사표시가 없어도 매매가 완결되어 ‘매매계약’이 성립한 것으로 간주된다는 취지의 기재를 한 것이 있다. 이런 경우는 그 해당일자 경과시부터 위에서 설명한 매매계약의 법리가 적용된다.
소유권이전청구권 가등기를 했다고 하여 현재의 소유자가 제3자에게 매매하는 것을 막는 등 처분권을 제한할 수는 없다. 그러나, 가등기에 기한 본등기를 진행하면, 본등기의 순위는 가등기의 순위에 의하게 되므로(부동산등기법 제91조), 가등기 후 본등기가 있을 때까지 있었던 일체의 처분행위에 의하여 생긴 권리 중 본등기된 권리와 저촉되는 것은 원칙적으로 모두 실효되거나 후순위로 된다. 이를 가등기의 순위보전적 효력이라 한다.
임대차에서 임차인의 대항력이란 임차인이 임차물의 양수인, 임차물에 관하여 이해관계를 가진 자 등에 대하여 임대차의 내용을 주장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한다.
주택임대차의 경우는 임차인이 주택을 인도받아 점유하고 전입신고를 하면 그 다음날부터 대항력이 생기고, 상가건물임대차의 경우는 임차인이 상가를 인도 받고 사업자등록을 신청하면, 그 다음날부터 대항력이 생기다. 대항력이 생기면 그후 임차물을 양수(매매, 증여)한 사람은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한 것으로 본다. 따라서, 임차인은 양수인에게 임차인으로서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가등기는 순위보전 효력이 있으므로, 가등기가 되어 있는 아파트, 상가 등 부동산에 대해 임대차계약을 할 때는 주의를 요한다. 가등기 보다 뒤에 이루어진 임대차계약의 임차인은 주택임대차든 상가임대차든 위에서 말한 대항력을 갖췄더라도, 그후 가등기에 기한 본등기가 될 경우 가등기의 순위보전적 효력에 의해 본등기권자보다 후순위가 되어 본등기권자에게 그 권리를 주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관련하여 법원은 상가임대차와 관련하여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보전하기 위하여 가등기를 경료한 자가 그 가등기에 기하여 본등기를 경료한 경우에 가등기의 순위보전의 효력에 의하여 중간처분이 실효되는 효과를 가져 오므로, 가등기가 경료된 후 비로소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소정의 대항력을 취득한 상가건물의 임차인으로서는 그 가등기에 기하여 본등기를 경료한 자에 대하여 임대차의 효력으로써 대항할 수 없다.”고 하였고(대법원 2007다25599 판결),
주택임대차의 경우에도 “가등기가 경료된 후 비로소 주택임대차보호법 소정의 대항력을 취득한 주택의 임차인으로서는 그 가등기에 기하여 본등기를 경료한 자에 대하여 임대차의 효력으로써 대항할 수 없다.”고 하였다(수원지방법원 2017나16805 판결).
이렇든 가등기후 대항력을 갖춘 임차인은 가등기에 기해 본등기를 한 자에게 대항력이 없으므로 그 자의 명도청구에 응해야 하고, 경매가 진행될 경우에도 우선변제권 등 임차인으로서의 권리를 주장할 수 없다.
△김용일 변호사
-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졸업
- 사법연수원 34기(사법고시 2002년 합격)
- 법무법인 현 파트너 변호사
- 법무법인 현 부동산/상속팀 팀장
- 대한변호사협회 공식 인증 부동산전문변호사
- 대한변호사협회 공식 인증 상속전문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