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성인 지애를 아시나요?…유통가 이색 SNS마케팅 경쟁

by유현욱 기자
2021.03.27 00:05:00

GS홈쇼핑 인스타그램 27세 가상 캐릭터로 꾸며
롯데백화점의 평행 세계는 ''르쏘공 왕국(?)''

[이데일리 유현욱 기자] “중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는 거야. 내 택배상자(코끼리)를 삼킨 보아 뱀처럼…”.

어린 왕자 소개로 지구 살이를 시작한 금성인 지애(27세). ‘샛별의 셀럽’이라는 지애는 모든 순간이 마법 같은 상점 지애쓰(`s) 샵(Shop)을 오픈해 운영 중이다. 지애의 안내에 따라 놀러 가보니 지에스(GS)홈쇼핑의 GS샵이 짠하고 나타난다. 속았다고? 아니다.

힌트는 여기저기서 발견할 수 있었다. 지애가 금성(GoldStar)인이라는 설정은 GS라는 그룹명에서 가져왔다. 지애(쓰)라는 이름 역시 GS를 발음 나는 대로 적은 것이다.

지애의 오오티디(Outfit Of The Day·오늘 입은 옷차림)를 보자. 치렁치렁한 에메랄드빛 머리칼 위에 매달린 (해시태그)핀부터 어린 왕자가 선물해준 망토, 장인이 만든 수제 에스(S)리본, 영롱보스 지(G)팡이까지. 이를 잘 조합하면 GS(샵)이다.

참고로 녹색 계열은 오렌지, 그린, 블루 3색을 기본 컬러로 하는 GS심볼마크에서 유래했다. 이 중 그린 컬러는 유통·서비스 등 생활편의 사업군의 성장과 배려를 표현한다. 결국 지애는 각종 은유와 상징을 동원해 GS홈쇼핑을 잘 표상한 캐릭터인 셈이다.

(사진=GS샵 인스타그램)
GS홈쇼핑은 지난해 말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을 리뉴얼해 이 같은 (외계)인격을 부여했다. 지애를 모델로 앙증맞은 카카오톡 이모티콘이 출시되기도 했다.



이쯤 해서 지애의 활약상을 전해 본다. 가게 문을 연 첫날 인싸다운 SNS 구독 이벤트를 하더니 얼마 뒤 지구에 온 기념으로 다이어리를 샀다며 네 가지 버킷리스트를 공유한다. 마지막 한 가지는 지구 친구들이 정해 달라며 슬쩍 이벤트 참여를 권했다.

또래 20대 여자아이처럼 셀피(스스로 찍은 사진)를 연이어 올리기도 했다.

한겨울 능청스럽게 롱패딩은 옷이 아니라 이동수단이라고 착샷(착용 사진)을 선보이더니 설 명절을 앞두고는 한복 차림으로 어린 왕자에게 보낼 설 선물을 샀다고 TMI(Too Much Information·너무 과한 정보)를 유포했다.

이런 마케팅 활동은 라디오에서도 거론됐다. 지난 22일 생녹방(녹음방송 인터넷 생중계)이 진행된 ‘배성재의 텐’에 출연한 그룹 ‘러블리즈’의 멤버 유지애는 자신과 이름, 나이가 같은 가상세계의 캐릭터가 존재한다며 놀라워했다.

(사진=GS샵 인스타그램)
한편 GS홈쇼핑뿐만 아니라 롯데백화점도 캐릭터를 활용한 마케팅을 시도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본점과 연결된 평행 세계 ‘르쏘공 왕국’의 휴 공주가 사라진 아이들을 찾는 등 ‘오떼르’라는 칭호를 얻으려 노력한다는 콘셉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