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들썩]“n번방 가입자 전원 신상공개” 청원 재등장한 이유

by장구슬 기자
2020.06.07 00:15:00

‘역대 최다’ 200만명 동의에도 박사방 유료회원 신상공개 불발
“실익 낮다는 판단, 이해할 수 없어”…비판 목소리↑
n번방 가입자 신상공개 청원 또 등장…반나절 만 1000명 동의

[이데일리 장구슬 기자] 텔레그램 ‘박사방’을 운영한 조주빈의 성 착취 범죄에 깊이 가담한 공범급 유료회원 두 명이 신상공개를 면하게 됐습니다. 박사방을 비롯한 이른바 ‘n번방 사건’이 전 국민적 분노를 자아낸 만큼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불법 성착취 영상을 제작, 판매한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이 지난 3월 25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서울 중앙지방검찰청으로 송치되고 있다. (사진= 방인권 기자)
지난 3일 조주빈 일당에게 범죄 자금을 제공하는 등의 혐의로 범죄단체가입죄가 적용된 임 모 씨와 장 모 씨가 검찰에 송치됐습니다. 두 사람은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유치장에서 나와 곧바로 호송차에 올랐습니다.

임씨와 장씨가 구속된 것 역시 유료회원으로서는 처음이었던 만큼 이들이 신상공개심의위원회에 회부될 가능성이 크다는 예측이 나왔지만 불발됐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신상공개심의위원회에 회부할 지 논의했으나 범죄예방 효과 등 공개에 따른 실익이 높지 않다고 판단해 회부하지 않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3월20일 올라온 ‘텔레그램 n번방 가입자 전원 신상공개’ 요청 청원. 해당 청원은 역대 최다인 200만명 이상이 동의했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온라인에선 ‘실익이 없다’고 판단한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비판이 이어졌습니다. 경찰이 임씨와 장씨가 ‘적극적으로 범행에 가담했다’며 범죄단체 가입 혐의를 적용했던 만큼 앞서 공개된 조주빈 일당과 다르지 않다는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관련 기사엔 댓글이 많게는 1000개 이상 달렸고, 많은 누리꾼이 분노를 표했습니다. 누리꾼 yur****은 “중한 성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의 신상을 공개해 숨통을 조여달라. 그래야 경각심을 갖지 않겠냐. 200만명 국민의 분노는 무시한 거냐. 초기에 n번방, 박사방에 대해 엄벌한다는 선포는 흐지부지된 거냐”라는 댓글을 남겨 1200명 이상이 공감했습니다. 이외에도 “내 주변에 있을까 무서운데, 왜 신상을 공개하지 않느냐”, “성범죄자들에 너무 관대하다”라는 등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특히 앞서 텔레그램 n번방 가입자 모두의 신상을 공개하라는 청와대 국민 청원이 역대 최다인 200만명을 넘었던 터라 비판은 더 거셉니다.

지난 4일 올라온 ‘텔레그램 n번방 유료 회원 신상공개 및 성범죄자 알림이 등록’ 요청 청원.(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국민들의 분노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지난 4일 n번방 유료 회원들의 신상정보 공개를 요구하는 청원이 다시 등장했습니다.

‘n번방 유료 회원 신상 공개 및 성범죄자 알림이 등록을 청원합니다’라는 청원을 올린 글쓴이는 “가해자와 유료 회원의 신상을 밝혀달라는 청원에 동의한 국민의 수는 200만 명을 넘었다. 문재인 대통령께서도 n번방 사건에 대한 강력한 수사를 직접 지시하셨고, 이 때문에 국민은 경찰과 공권력을 믿고 기다렸다. 하지만 실익이 낮다는 이유로 유료 회원의 신상 공개가 어렵다는 기사를 보고 절망했다. 또 이렇게 변하는 것이 없구나 하고 또 한 번 실망했다”고 했습니다.

그는 “성범죄에서 실익을 찾다니. 실질적 이익을 따져 우리가 알아야 할 권리마저 빼앗지 말아달라. 법의 틀 안에서 우리 모두를 보호할 능력이 안된다면 적어도 우리가 피할 권리마저 빼앗으면 안 되는 것 아닌가”라며 “국민을 진정으로 위한다면 유료 회원 전원의 신상 공개 및 성범죄자 알림이 등록을 통해 그 다짐을 보여달라”고 호소했습니다.

해당 청원은 게재된 지 반나절 만에 1500명 이상의 동의를 받으며 높은 관심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