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의 왕' 통풍, 중년 남성들 주의보 ...맥주 소주 등 술은 피해야
by이순용 기자
2019.01.22 00:03:36
7년간 68% 증가, 과음 기름진 안주, 주운 날씨 3박자가 급성 통풍유발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당뇨, 고지혈증 같은 만성 질환자 및 비만 인구 증가도 한 몫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통증의 왕이라고도 불리는 통풍. 통풍은 겪어보지 못한 사람은 그 통증의 정도를 가늠할 수 없다고 할 만큼 고통이 심하다. 통풍을 겪어본 사람들은 1년 중 가장 두려워하는 시기가 바로 연말 연시다. 이는 송년회와 신년회, 그리거 설로 이어지면서 크고 작은 약속이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연이은 회식에 기름진 안주와 과음을 하다 보면 통풍 발작으로 밤을 꼴딱 새우는 경험을 하게 된다.
21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최근 8년간(2010년~2017년) 통풍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가 78% 증가(22만1,816명→39만5,154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기준, 남성 환자가 여성보다 11배 더 많았다. 남성을 연령별로 봤을 때 20대 5%, 30대 17%, 40대 23%, 50대 24%로 30대부터 급증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에 대해 이상훈 강동경희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통풍은 섭취하는 음식과 연관이 깊은 질환으로 서구화된 식습관의 영향으로 당뇨·고지혈증 같은 만성질환 및 비만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급증하고 있다”면서 “전체 환자의 90% 이상이 남성으로 상대적으로 여성 환자가 적은 이유는 여성 호르몬이 강력한 요산 배출 역할을 하기 때문에 폐경기 이전 여성에서는 드물다”고 말했다.
음식에 들어 있는 퓨린이 몸 안에서 요산으로 대사돼 신장을 통해 배설되는데 배설하는 양이 줄거나 생성이 늘어나면서 혈중 내에 쌓이게 된다. 이러한 요산이 여러 조직에서 엉겨 붙어 결정을 형성하는데 특히 관절 내에서 결정이 생겨 염증을 유발하는 것을 통풍이라고 한다. 주로 하지 관절(엄지발가락, 발등, 발목, 무릎)이 붓고 발적이 나타나는데, 심한 통증 후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 지나 증상이 호전되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통풍은 특히 송년회로 시작해서 신년회 등 다양한 회식 및 모임이 많아지는 연말연시에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회식 자리에서 마신 술이 퓨린의 배설을 감소시키고 △안주 대부분이 퓨린이 많이 함유된 육류인 경우가 많고 △추운 날씨로 인해 요산 결정이 잘 생기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통풍 예방을 위해 주의해야 할 점은 무엇일까. △기본적으로 체중 감량을 위해 과식을 금한다. △즐겁게 회식을 즐기기 위해 무조건 퓨린이 들어간 음식을 피하기보단 최소한으로 절제해서 먹는다. △되도록 알코올 섭취를 줄이고, 알코올 섭취에 따른 탈수를 막기 위해 물을 많이 마신다.
이상훈 교수는 “술에 따라 통풍 발작의 빈도가 조금씩 다르기는 하나 알코올 자체가 요산의 신장 배설을 감소시키기 때문에 과음 후에 통풍 발작이 나타나기 쉽다”면서 “통풍 발작이 있는 경우 절대 술을 마셔서는 안 되며 퓨린이 많은 맥주를 피하는 대신 소주로 과음하는 경우가 많은데 대신 알코올 섭취량이 많아지기 때문에 이는 잘못된 상식으로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통풍 발작이 1년 이상 발생되지 않고 혈중의 요산 농도도 잘 조절되고 있다면 맥주 1~2잔 또는 와인 한잔 정도의 적당량의 술은 마실 수 있다”고 말했다.
만약 통풍 발작이 시작됐다면 응급 처치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다리를 올리고 얼음찜질을 하면서 충분한 수분 섭취를 하는 것이 도움된다. 이전에 처방받아 보관해 두었던 항염제인 콜히친이나 비스테로이드소염제가 있다면 복용하면 급성 통증을 가라앉힐 수 있다. 심한 통풍성 관절염의 경우 스테로이드 경구 혹은 염증을 일으킨 관절에 직접 주사하기도 하므로 빠른 시간 안에 병원을 방문, 전문의의 진료를 보는 것이 필요하다.
이 교수는 “음식 조절만으로 통풍 치료가 충분치 않으므로 증상이 반복되는 만성 통풍의 경우 약물치료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가장 좋은 치료법이다”며 “임의대로 통풍을 관리하기보단 전문의의 진료를 통해 요산강하제를 꾸준히 복용해 혈중 요산 농도를 5~6mg/dl 미만으로 낮춰 통풍 발작을 예방하고 적절한 운동, 체중 감량, 금주, 저퓨린 식이 등의 올바른 생활 습관을 갖춰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