宋 국방 "美 핵항모 등 정례 배치 요구"…한·미, 고강도 군사조치 협의

by김관용 기자
2017.09.05 00:01:00

北, 미사일 발사·6차 핵실험…위협 현실화
강력한 대북 억제 위해 美 전략자산 정례 배치 추진
국방부 "항모강습단·전략폭격기 전개 협의중"
현무·슬램ER 실사격, 한국군 단독 대응 능력 시현
최근 전력화 된 ''타우러스''도 9월 중 첫 실사격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강력한 대북 억지력을 위해 한·미 양국군이 이전과는 다른 군사적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한미 양국은 북한의 도발 때마다 미국 전략자산을 한반도에 전개해 무력시위를 펼쳤다. 이에 더해 미 항공모함과 핵추진잠수함 등 전략자산을 정례적으로 한반도에 배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그만큼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현실화 됐다는 판단이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4일 국회 국방위 현안보고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북한과의 대화보다는 군사적 대치 강화 방향 쪽으로 의견이 모였다”면서 “미국에 항공모함 등 확장억제자산의 한반도 정례적 배치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지난 주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서 이를 요청했다는 것이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의 6차 핵실험 직후 NSC 전체회의에서 미국의 가장 강력한 전략자산 전개 방안을 미측과 협의하라고 지시한바 있다. 이와 관련 정부 관계자는 “그동안 미국의 전략자산 전개와는 다른 양상으로 전략무기를 전개 및 운용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3월 한미 연합훈련에 참가하기 위해 한반도를 찾은 미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 비행갑판에 F/A-18 전투기가 이륙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국방부는 “현재 북한의 핵실험 도발에 대응해 미국 측과 항모강습단과 전략폭격기 등 전략자산 전개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항모강습단은 전투기·전자전기·공중조기경보기·수송기·대잠 작전 헬기·해상 작전 헬기 등 70여대의 항공기를 탑재한 핵추진항공모함에 미사일 순양함, 미사일 구축함, 핵추진 잠수함, 병참 지원함 등으로 편성되는데 하나의 부대다. 웬만한 중소 국가의 군사력 전체와 맞먹는다.

항공모함과 함께 움직이는 구축함과 순양함은 미사일 동시 방어가 가능한 이지스 시스템을 가동해 적 탄도미사일을 요격한다. 또 함대함 뿐만 아니라 함대공·함대지 미사일을 장착한다. 이중 토마호크 크루즈 미사일은 최대 사거리가 2500㎞에 달해 개전 초기 적의 지상 핵심 시설을 파괴한다.

이같은 항모강습단이 한국에 정례적으로 기항할 경우 강력한 대북 억제전력이 될 전망이다. 송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이번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서 부산항·진해항·제주항 등에 미 항공모함전단과 핵잠수함 등이 들르는 것이 좋겠다는 의미에서 정례적 전략자산 배치 얘기를 했다”고 밝혔다.



한미 간 한반도 전개를 협의하고 있는 또 다른 전략자산은 전략폭격기다. 미국의 전략폭격기 중 B-52는 북한에 대한 핵공격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재래식 무기로도 평양 등 북한 주요 지역을 초토화할 수 있는 전략자산이다. 최근 자주 한반도에 출격하고 있는 B-1B의 경우 핵폭탄을 탑재하지는 않지만 폭탄 탑재량이 B-52의 2배에 달한다. B-2의 경우 레이더에 탐지되지 않는 ‘보이지 않는 폭격기’다. 적진 깊숙이 침투해 16톤의 폭탄을 쏟아부을 수 있다.

한반도 상공에 출동한 B-1B 전략폭격기 ‘랜서’(위쪽) 2대가 우리 공군의 F-15K 전투기와 편대비행을 하고 있다. [사진=공군]
우리 군은 북한의 핵실험 도발에 대응한 한국군 단독 대응 능력을 과시하기 위해 이날 새벽 공지 합동 미사일 사격훈련을 실시했다. 북한 핵실험장이 있는 풍계리 핵실험장 타격을 위한 실거리 사격을 해 명중시켰다는게 군의 설명이다.

이날 훈련에 동원된 사거리 300km의 현무-2A는 적 후방에 위치한 지상 표적을 타격하기 위한 지대지 탄도미사일이다. 차량에 탑재돼 이동하며 정밀 관성유도방식으로 목표물을 타격한다. 고체 추진기관을 사용하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든 발사할 수 있다. 사거리 500km의 현무-2B도 전력화 됐으며 사거리 800km인 현무-2C는 실전배치를 눈앞에 두고 있다.

공중 타격 자산인 슬램이알(SLAM-ER) 미사일도 이날 실사격에 참여했다. F-15K 전투기에서 발사된 슬램이알은 정밀 타격의 최고봉으로 불리는 공대지미사일이다. 최대사거리 270여km로 오차범위는 3m 미만에 그친다. 휴전선 인근 상공에서 발사할 경우 북한 전역을 정밀 타격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우리 군은 ‘타우러스’ 미사일의 실사격도 9월 중 계획하고 있다. 실전배치 된 이후 첫 실사격 훈련이다. F-15K 전투기에 장착하는 타우러스 미사일은 군용 GPS가 장착돼 전파교란 상황에서도 목표물을 정확히 타격할 수 있다. 사거리가 500km에 달해 북한의 도발 징후가 포착되면 적 방공망 영역을 벗어난 중부 이남 지역에서도 주요 전략목표를 정밀 타격할 수 있다. 우리 군의 선제타격체계인 ‘킬체인’과 핵·미사일 시설을 포함한 핵심 표적을 파괴하는 대량응징보복체계(KMPR)의 핵심 자산이다.

공군 제11전투비행단에서 정비요원들이 타우러스 미사일을 F-15K 전투기에 장착하고 있다. [사진=공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