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사드 원치 않으면 美 사드예산 1조원 다른데 쓰겠다”
by최성근 기자
2017.06.02 00:05:40
미국 국방예산 담당 상원의원, 문재인 대통령 면담서 밝혀
"사드가 주한미군 보호용이라는 한국 주장 매우 걱정"
[이데일리 e뉴스 최성근 기자] 미국 국방 예산을 담당하는 상원 의원이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한국이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를 원하지 않으면 관련 예산을 다른 곳에 쓸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을 방문 중인 딕 더빈 미국 민주당 상원 원내총무(일리노이주)는 1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어려운 예산 상황에 직면해 많은 프로그램을 삭감하고 있는데 한국이 사드를 원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9억 2300만 달러(약 1조 300억원·사드 배치 및 운용 비용)를 다른 곳에 쓸 수 있다고 문 대통령에게 말했다”고 말했다.
상원 세출위원회 국방소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는 더빈 의원은 전날 청와대로 문 대통령을 예방해 40분간 대화했다. 인터뷰는 더빈 의원의 청와대 방문 직후 이뤄졌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더빈 의원은 인터뷰에서 “내가 만약 한국에 산다면 북한이 전쟁 발발시 한국에 퍼부을 수백 발의 미사일로부터 (국민을) 지키기 위해 되도록 많은 사드 시스템을 원할 것 같다”며 “왜 그런 정서가 논의를 지배하지 않는지 이해할 수 없다. 나는 국가 안보와 방어가 (논의를) 지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뒤 자신의 이런 생각을 문 대통령에게 전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한국) 정부 내 일부 인사들이 사드가 주로 주한미군을 보호하기 위함이라는 주장을 펴는 것이 매우 걱정스럽다”며 “주한미군을 보호하는 것은 내게 중요하고 그것은 한국민에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더빈 의원은 “이 2만 8500명의 미군은 한국민의 안전을 위해 그들의 목숨을 걸고 있으며, 그들은 모든 한국민이 그러하듯이 보호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더빈 의원은 “나는 귀국 후 동료들과 논의할 것”이라며 “그러나 사드 배치의 미래에 정말로 불확실성이 있으며, 새 대통령(문 대통령)은 최종 결정을 하기 전에 정치적 과정을 거치길 원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