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번역 아쉽잖아요"..아시아 최고상 수상한 이정수 플리토 사장

by김현아 기자
2014.08.04 00:42:53

기계번역의 한계를 간파..집단 지성의 힘으로 번역 장터 열어
구글도 지분 보유, 비즈니스 모델 특허도 출원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구글이 잘하지만 자동번역은 아쉽잖아요. 2007년부터 집단지성 번역서비스가 필요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정수(31) 플리토 사장은 처음부터 창업을 생각했던 게 아니라, 인터넷에 꼭 필요한 게 정확도 높은 번역이라는 생각에서 출발하게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토종 소셜 번역 플랫폼 서비스 업체인 플리토(www.flitto.com)는 얼마 전 대만 타이페이에서 열린 아시아 최대규모의 스타트업 컨퍼런스인 ‘2014 아이디어쇼’에서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했다.

▲이정수 플리토 대표
이 사장이 플리토를 창업한 것은 2012년 8월. 하지만, 뿌리는 그가 대원외고를 졸업한 뒤 고려대 경영학과에 다닐 때 창업한 크라우드 소싱번역 서비스인 ‘플라잉캐인(Flyingcane)’이다.

그는 “외국에 오래 살아 번역의 중요성을 실감했고 그래서 PC 인터넷 시절(2007년)부터 준비했다”며 “이후 SK텔레콤(017670)에 입사해 사내벤처(Planet B612) 팀장을 맡았고, SK플래닛 분사 이후 M&A 및 벤처기업 투자 업무를 담당했다”고 전했다.

이어 “플리토에 SK지분은 없지만, 지금도 가끔 서진우 SK플래닛 사장님과 연락한다면서 “당시 이통사에서 일한 경험이 경영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플리토가 내세우는 것은 집단지성의 힘이다. 한국엔 외국어 실력이 뛰어나지만 주부로 쉬거나, 다른 일에 종사해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지 않는 사람이 많다.

번역 수요 역시 책이나 보고서 같은 많은 분량 외에 스타들의 SNS, 음성, 텍스트, 이미지 등 간단한 내용이 늘어나는 추세다. 하지만 알고리즘을 이용한 기계번역은 한계다. 대화자의 뉘앙스나 문화적 차이까지 세심하게 전해지지 않는다.



이 사장은 “소셜 번역의 가능성을 보다가 스마트폰이 터졌고, 실시간으로 사용자들을 연결하는 빠른 번역이 가능해졌다”면서 “덕분에 22명의 직원에게 월급도 주고 있다”고 웃었다.

플리토는 스마트폰에서 앱을 내려 받으면 번역하는 사람과 번역을 요청하는 사람으로 나뉜다. 번역가는 간단한 테스트에 통과하면 활동할 수 있으며, 소정의 포인트를 준다.

▲플리토 서비스 개념도
어찌 보면 간단한 ‘번역 장터’인데, 한국어, 영어, 중국어 간체, 중국어 번체, 스페인어, 프랑스어, 일본어, 아랍어, 독일어,러시아어, 포르투갈어, 이탈리아어, 인도네시아어, 베트남어,힌디어,태국어 ,터키어 등 17개 언어로 170개국 340만 사용자들에게 서비스할 정도로 인기다.

JYP, 네이버, MS 등 다양한 기업 파트너들과 협력하고 있으며, 미래창조과학부 주최 스타트업 2013, 이스라엘에서 열린 스타트 텔아비브(Start Tel Aviv),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시드스타스 월드 컴페티션(Seedstars World Competition) 등 참가한 모든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이 사장은 “얼마 전 기계번역에 의존했던 구글도 소셜 번역의 가능성을 공식화했다”면서 “지난해 비즈니스모델 특허를 냈으며, 구글도 플리토에 지분이 있다”고 말했다.

플리토의 자본금은 8억 원. 벤처개피털인 DSC인베스트먼트가 초기 자금 5억 원을 댔으며, 미국 인큐베이팅회사인 테크스타스런던에서 인큐베이팅을 받으면서 구글에 지분을 주기도 했다. 테크스타스런던의 인큐베이팅을 받으면 자동으로 구글에 지분을 줘야 한다.

당장은 뭘로 돈을 벌까. 이 사장은 “전문번역 업체에 소셜 번역에 참여하는 분들의 번역 내용을 파는 것”이라면서 “아직까지 직원 월급을 밀린 적은 없다”라고 했다.

▲플리토 서비스 모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