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정훈 기자
2013.05.07 05:05:19
다우지수만 약보합권..재료부재속 ECB 기대
기술-금융주 강세..뱅크오브아메리카 5% 급등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뉴욕증시가 대체로 상승하며 랠리 분위기를 이어갔다. 굵직한 재료들이 사라진 가운데서도 랠리 기대감이 여전했고 유럽중앙은행(ECB)의 추가 부양 기대까지 가세한 덕이었다.
5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거래일대비 5.07포인트, 0.03% 하락한 1만4968.89로 장을 마감했다. 그러나 나스닥지수는 14.34포인트, 0.42% 뛴 3392.97을 기록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역시 전거래일보다 3.09포인트, 0.19% 높은 1617.51을 기록하며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유로존에서의 4월중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15개월 연속으로 위축세를 보인 것이 부담이 된 가운데 미국 경제지표 발표가 없는 등 굵직한 이슈 부재로 인해 차익매물이 나왔다. 타이슨푸드 등 일부 미국 기업 실적 부진은 다소 부담이 됐다.
그러나 증시에 대한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최고경영자(CEO)의 낙관적인 발언에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필요할 경우 추가적을 행동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며 마이너스 예금금리 가능성을 강력하게 시사한 것이 지수를 상승쪽으로 이끌었다.
업종별로 등락이 엇갈린 가운데 금융주와 기술주가 강햇던 반면 경기방어주인 유틸리티주는 부진했다. 채권 보험사인 MBIA와 뱅크오브아메리카가 법정 분쟁을 멈추고 합의했다는 소식에 두 기업 모두 각각 45.37%, 5.23%씩 급등하며 랠리를 주도했다.
월트디즈니는 도이체방크가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는 소식에 0.4% 상승했고, 애플 역시 바클레이즈가 목표주가를 높인 덕에 2.38% 올랐다. 지난주말 주총에서 후계구도를 보다 명확히 한 버크셔 해서웨이 역시 1.28%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장 마감후 실적을 공개할 예정인 퍼스트솔라도 기대감에 4% 가까이 올랐다. 다만 BMC소프트웨어는 베인캐피탈과 골든게이트캐피탈이 69억달러에 회사를 인수하기로 했다는 소식에도 보합권에 머물렀다.
◇ 美은행권, 대출 문턱 낮춘다..경제성장 가속 ‘기대’
미국 은행들이 최근 기업들에 대한 대출 기준과 조건을 완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대출 확대로 실물경제 회복이 빨라질 수 있다는 기대가 싹트고 있다.
연방준비제도(Fed)는 이날 2분기중 미국 시중 은행들에 대한 대출태도 서베이 결과, 은행들이 지난 1분기에 비해 일부 대출 수요가 더 강해지고 있는 가운데 대출 조건을 완화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발표했다. 특히 “기업들에 대한 대출 기준 완화는 상대적으로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함 반드홀즈 유니크레디트그룹 미국담당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정부부문은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지만 민간부문은 대출활동을 서서히 늘리고 있다”며 “이는 미국에서의 재정긴축이 우려했던 것보다 경제에 큰 충격을 주지 않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지난달초 벤 버냉키 연준 의장 역시 “은행들이 가계와 기업들에게 제공하는 대출은 지속적인 경제 성장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며 “은행부문이 몇년전에 비해 더 강해지고 있다는 점은 경제 회복에 긍정적인 대목”이라고 말했다.
미국 은행들은 지난해 총대출 잔액이 지난 3월말 기준으로는 7조3000억달러로, 작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4.1% 증가했다. 특히 기업들에 대한 대출 잔액은 1조5400억달러로, 전년동기대비 11%나 급증했다.
◇ 드라기 “ECB, 필요할 경우 다시 행동에 나설 것”
지난주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단기유동성 공급을 확대하는 등 부양책을 내놓았던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필요할 경우 다시 행동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며 부양 의지를 재천명했다.
드라기 총재는 이날 이탈리아 로마에서의 강연에서 “우리는 앞으로 몇주일간 유로존 경제에 관련된 모든 지표들을 유심히 살펴볼 것이며 필요하다면 다시 행동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또 “우리의 통화정책은 여전히 부양적”이라고도 평가했다.
ECB가 지난주 기준금리를 추가로 0.25%포인트(25bp) 인하하면서 금리가 사상 최저인 0.50%까지 내려갔지만, 추가 인하 가능성이 있는데다 드라기 총재 역시 현재 제로(0)수준인 예금금리도 마이너스로 낮출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바 있다.
드라기 총재는 “우리의 정책위원회는 처음으로 현재 제로 수준인 예금금리를 마이너스로 낮출 가능성을 열어놓고 검토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다만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문제들이 남이있고 우리가 검토하고 면밀히 살펴봐야할 많은 결과들도 있다”며 “필요할 경우 추가적인 행동에 나서기 위해 이런 결과들을 면밀하게 분석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모기지 합의 불이행’ BOA·웰스파고, 또 제소위기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웰스파고가 지난해 49개주와 합의한 불법 모기지대출에 따른 이행사항을 제대로 따르지 않았다는 혐의로 뉴욕주 사법당국으로부터 또다시 제소될 위기에 처했다.
에릭 슈나이더만 뉴욕주 검찰총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뱅크오브아메리카와 웰스파고 두 은행이 지난해 대형 은행들과 49개주 당국들이 공동으로 합의한 사항들을 지키지 않고 있다며 제소할 뜻을 밝혔다.
지난해 2월 이들 두 은행을 포함한 미국 5개 대형 은행들은 모기지 불법 대출과 부적절한 압류절차 등에 따른 제소를 피하는 대신 피해자들을 구제하는 등의 이행사항들에 합의한 바 있다. 특히 이들 은행들은 250억달러의 합의금을 지불하기로 약속하면서 이를 100만명에 이르는 피해자들을 위한 구제자금으로 활용하기로 했었다. 일부는 모기지를 상환하지 못하고 있는 주택 소유주들의 모기지 원금과 이자부담을 줄여주고 불법적으로 압류당한 사람들에게는 2000달러씩을 지급할 예정이었다.
슈나이더만 총장은 오후에 있을 기자회견에서는 이들 은행들의 합의 불이행에 따른 피해자들이 직접 나설 증언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뱅크오브아메리카와 웰스파고는 즉각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이들 두 곳 외에 같이 합의했던 JP모간체이스와 씨티그룹, 앨리파이낸셜 등에 대해서는 별도의 언급이 없었다.
◇ 버핏 “증시, 장기간 더 상승..채권은 끔찍해”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주식시장이 앞으로 장기간 더 상승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버핏은 이날 CNBC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미국의 주요 주가지수들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상태지만, 앞으로도 이보다 훨씬 더 높은 지수를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우지수가 1만5000선을 넘어선 것과 같은 모습들이 투자자들로 하여금 주식시장에 대한 관심을 더 끌어 모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주가가 많이 올랐다곤 하지만 그렇다고 이상할 정도로 높은 수준은 아니다”며 “과거에도 대체로 채권보다는 주식이 더 생산적인 투자자산이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그는 채권은 “끔찍한 투자자산”이 되고 있다며 “현재의 채권가격은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가격인 만큼 금리가 상승하기 시작하면 곧바로 무너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한 버핏은 “유럽 위기는 기회”라며 “우리는 작년에도 유럽에서 투자를 늘렸다”고 설명했다. 미국 경제에 대해서는 “지난 4년간 주요한 변화는 없었고 앞으로도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그 속도는 더딜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울러 그는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에 대해서는 “배짱있는 사람”이라고 평가하며 “경제가 올바로 회복될 수 있도록 역할을 아주 아주 잘 해내고 있다”고 칭찬했다. 향후 연준 정책에 대해서는 “버냉키 의장이 예상보다 일찍 부양기조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양적완화 규모를 줄이거나 중단하는 일을 어떤 방식으로 할 수 있을지는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 美 고용 선행지표, 한달만에 소폭 상승반전
지난 3월중 6개월만에 하락했던 미국의 고용경기 선행지표가 한 달만에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고용 성장세가 완만하게나마 꾸준히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를 낳고 있다.
이날 컨퍼런스보드는 지난 4월중 미국 고용추세지수가 전월대비 0.1%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한 달만에 반등한 것으로, 지수는 111.70을 기록했다. 전년동월대비로도 3.8% 상승했다.
고용추세지수는 고용관련 8개 세부항목을 종합해 발표하는 지수로, 단기간내 기업들의 고용추세를 예상할 수 있는 선행지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컨퍼런스보드의 개드 레바논 리서치 이사는 “지수상으로는 앞으로 몇 개월간 지속적으로 고용이 완만하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고용이 경제 성장속도를 따라가는 정도에 그칠 것으로 보여 생산성은 정체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