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정훈 기자
2013.04.11 05:05:11
3대지수 1%안팎 상승..나스닥지수 12년래 최고
헬스케어-기술주 강세..반도체주도 랠리양상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뉴욕증시가 사흘 연속으로 랠리양상을 보였다.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완화가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시장을 이끈 가운데 유럽과 중국 지표 호조도 한몫했다.
10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127.78포인트, 0.88% 오른 1만4802.24로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19.12포인트, 1.22% 뛴 1587.73을 기록하며 다우와 S&P500지수 모두 장중, 종가 사상 최고치를 새롭게 썼다. 나스닥지수도 59.40포인트, 1.83% 높아진 3297.25를 기록하며 12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당초 예정과 달리 개장전 발표된 연준의 지난달 FOMC 의사록에서는 일부 위원들이 양적완화 조기 종료와 축소를 주장했지만, 여전히 다수가 양적완화 유지에 무게를 뒀다는 점이 위안거리가 됐다.
이런 가운데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양적완화 축소 논의가 시기상조라고 밝힌 점이 시장심리를 안정시켰다. 해외에서는 중국의 수출지표가 선전했고 프랑스의 산업생산도 호조를 보이며 힘을 실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3조7700억달러 규모의 새해 예산안을 의회에 제출했지만, 이에 대해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 탐탁지 않은 반응을 보인 것은 다소 부담이었다. 또 개장전에 나온 미국 기업들의 연초 실적은 다소 부진한 모습이었다.
모든 업종들이 상승한 가운데 기술주와 헬스케어 관련주가 오름세를 주도했다. 기술주 가운데서도 반도체칩 제조업체들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마이크론 테크놀러지가 5.38% 올랐고, 그외 주니퍼 네트웍스와 JDS유니페이즈, 인텔도 동반 강세를 보였다.
예상보다 좋은 실적을 기록한 중고차 소매업체인 카맥스가 4% 가까운 오름세를 보였고, 이날 장 마감 이후에 실적을 공개할 소매업체인 베드 배스앤 비욘드와 석유업체인 쉐브론은 기대감에 각각 1% 안팎의 오름세를 기록했다.
반면 병원 운영업체인 헬스매니지먼트 어소시에이츠가 실망스러운 실적 전망으로 인해 16% 이상 급락했고, 이로 인해 경쟁사인 HCA홀딩스와 테넷 헬스케어도 함께 하락하고 말았다.
◇ 오바마, 3.8조불 예산안 제출..부자증세+복지축소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총 3조7700억달러 규모의 2014회계연도 새해 예산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부자 증세와 사회복지 지출 삭감 등을 통해 재정적자를 줄이고 경제 성장을 돕는데 초점을 맞췄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이같은 내용의 예산안을 제출하면서 “우리는 재정적자를 줄이고 미래의 경제 성장을 보다 굳건히 하는 두 가지 일을 모두 해낼 수 있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처럼 이번 새해 예산안은 내년중 재정적자 규모를 7449억달러로 줄이는 긴축 예산안이다. 이는 꾸준히 1조달러를 넘어온 지난 2008년 이후 6년만에 최저 수준이다.
또 향후 10년간 1조8000억달러의 재정적자를 추가로 줄여 적자규모를 총 4조3000억달러 감축하고, 재정지출 자동삭감 조치인 시퀘스터로 인해 내년에 삭감될 1조2000억달러를 대체하기로 했다. 특히 이를 위해 오바마 대통령은 그동안 지속적으로 반대해온 노인과 저소득층에 대한 의료보장 제도인 메디케어와 메디케이드, 은퇴연금 등 사회복지 프로그램에 대한 재정지출을 앞으로 10년간 4000억달러 줄이기로 하는 등 공화당에 한 발 양보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예산안에는 복지지출 삭감 뿐만 아니라 그동안 꾸준히 주장해온 부자층에 대한 세율 인상을 통한 세수 확충도 포함했다. 최고 소득계층에 대한 세금 감면을 제한하고 100만달러 이상 소득자들에 대한 세율을 인상하고 부동산 세율을 높이기로 했다. 이 경우 국내총생산(GDP)대비 세수 규모는 올해 16.9%에서 오는 2023년에는 20%까지 높아질 것으로 추정했다. 아울러 경제 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투자도 병행하기로 했다. 이 예산안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고속도로와 교량, 공항 등의 보수를 통해 고용을 확대하기 위해 400억달러를 즉시 투입하는 것을 포함해 총 500억달러를 사회기반시설에 더 투자하기로 했다.
◇ 美기업들, 1분기 현금배당 16조원 더 풀었다
미국 기업들이 올 1분기에만 현금배당으로 1년전에 비해 145억달러(원화 16조4000억원) 더 주주들에게 지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배당률을 높인 기업도 40% 가까이 급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다우존스지수가 이날 발표한 1분기중 배당실적에 따르면 미국 기업들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45억달러의 배당을 더 지급했다. 이는 배당을 늘린 기업과 줄인 곳의 차이를 뺀 순증 개념으로, 특별배당이나 일회성 배당을 모두 합친 것이다. 특히 작년말 배당세율 인상을 앞두고 기업들이 앞다퉈 특별배당 등을 실시했던 것을 감안할 경우 1분기 배당은 더 고무적인 수치로 읽힌다.
기업별로도 1분기중에 작년보다 배당률을 더 높은 기업수는 944곳으로, 작년 같은 기간의 677곳에 비해 무려 39%나 늘어났다. 반대로 배당을 줄인 기업도 35곳에서 139곳으로 증가하긴 했지만, 절대적인 수치에서 크게 낮았다.
아울러 이같이 배당이 늘어나고 있지만, 배당률 자체는 여전히 낮은 편이라 앞으로 배당이 더 증가할 여지는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1분기중 전체 기업들의 평균 배당률은 36% 수준으로, 여전히 역사상 평균인 52%에는 크게 못미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지수 가중처리한 배당수익률도 2.61%를 기록해 2.80%였던 작년말보다 낮았다. 2.58%였던 작년 1분기보다는 높았다.
◇ 연준, 양적완화 유지에 무게..축소 주장도 팽팽
연방준비제도(Fed)가 여전히 양적완화(QE)의 혜택이 비용보다 크며 그에 따른 비용과 리스크도 관리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자산매입 규모를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서서히 커지고 있다.
이날 연준이 당초 예정됐던 오후 2시보다 이른 오전 9시에 발표한 지난달 19~20일 열린 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회의 참석자들은 자산매입 프로그램의 혜택이 비용이나 위험보다 더 높다고 판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들 대부분은 양적완화에 따른 비용과 리스크는 관리 가능하다고 봤다. 다만 “그 대목에 대해서는 면밀히 관찰할 필요는 있다”는 단서를 달았다.
그러나 의사록은 “많은 참석자들이 노동시장 전망의 견조한 개선으로 인해 다음 몇번의 FOMC 회의 이후 일정 시점에 자산매입을 축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이들중 일부는 “예상대로 노동시장 여건에 대한 전망이 개선된다면 하반기에 자산매입 규모를 줄이고 연말쯤 이를 중단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아울러 일부 위원들은 양적완화에 따른 부작용도 우려했다. 일부는 이같은 조치가 더 장기간 지속될 경우 금융시스템 안정성에 리스크가 될 수 있고 금융시장 기능과 향후 출구전략 등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우려로 제기했다.
다만 이에 맞서 일부 참석자들은 연말까지 현재 속도를 유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일부 참석자들은 연준이 금융시장 안정성 저해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모기지담보증권(MBS)를 만기까지 보유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콘스텔레이션·패밀리달러, 연초 실적 ‘기대이하’
와인업체인 콘스텔레이션 브랜즈와 할인 소매점인 패밀리달러 등 미국의 소매업체들의 연초 실적이 시장 기대에 다소 못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콘스텔레이션 브랜즈는 이날 지난 회계연도 4분기(1~3월)중 순이익이 8200만달러로, 1년전 같은 기간의 1억300만달러에 비해 21%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주당 순이익도 43센트로, 시장 전망치인 45센트보다 저조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11% 증가한 6억9600만달러를 기록했다.
아울러 회사측은 올 회계연도에는 주당 2.55~2.85달러의 순이익을 전망해 중간값이 2.78달러인 시장 기대에 다소 못미치는 수준이었다.
한편 패밀리 달러는 2분기중 순이익이 1억4010만달러, 주당 1.21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1년전 같은 기간의 1억3640만달러, 1,15달러보다 증가했지만, 1.22달러였던 시장 기대치에는 다소 못미쳤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18% 증가한 28억9000만달러로, 시장 전망치에 부합했다. 동일점포매출은 2.9% 증가했다. 이 역시 당초 전망했던 4~5%에 못미치는 수준이었다.
◇ “유럽법인 살린다”..GM, 3년간 6조원 쏟아붓는다
미국내 1위, 세계 2위 자동차 브랜드인 제너럴모터스(GM)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유럽법인 회생을 위해 앞으로 3년간 40억유로(5조920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댄 애커슨 GM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독일 뤼셀스하임에서 가진 오펠(Opel) 이사회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유럽법인의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이익을 회복하기 위해 이같이 투자를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유럽에서 판매되는 오펠 브랜드 등을 통해 23종의 자동차와 13종의 엔진을 개발하는데 집중함으로써 2016년까지 유럽에서도 적자를 끝내고 손익분기점을 넘기기로 했다.
앞서 GM은 유럽부문 이익 개선을 위해 독일 보쿰에 있는 오펠 공장을 폐쇄하기로 했고, 프랑스 업체인 PSA푸조-시트로앵과는 전략적 제휴를 통해 공동 생산 체제를 갖추기로 합의한 바 있다. 또한 유럽 판매 회복을 위해 지난달에는 독일 폭스바겐 중국 영업대표를 지냈던 칼-토마스 노이만을 유럽부문 대표 겸 오펠 CEO로 영입하기도 했다.
현재 GM의 유럽 사업부문은 오펠과 영국 자매회사인 박스홀 등을 통해 주로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인해 지난 1999년 이후에만 180억달러에 이르는 누적 적자를 내고 있다. 유럽 자동차시장은 지난해까지 무려 5년 연속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거듭해왔고 올해에도 6년째 성장 후퇴가 점쳐지고 있다. 오펠의 1분기 독일 판매량도 전년동기대비 16% 감소했고, 3월중에는 17%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