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안재만 기자
2011.11.09 06:04:16
무게 줄이기 꼼꼼히 체크
신형 항공기-선박 도입 박차
[이데일리 안재만 기자] 신형 항공기 도입, 카트 경량화작업, 승무원 개인 수하물 2kg 줄이기, 종이 및 서류 최소화……. 고유가에 신음하는 항공업계가 내놓은 대책들이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기내 탑재물 무게를 줄이기 위해 미처 생각지 못했던 대책이 있지는 않은지 고심에 고심을 거듭한다"고 소개했다.
이처럼 무게에 민감한 이유는 유류비가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큰 업계 특수성탓. 연료비가 배럴당 1달러 오르면 대한항공의 연간 이익은 389억원 감소한다. 기름값 절감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항공업, 해운업계의 `허리띠 조이기` 전략은 눈물겨운 수준이다. 항공유를 꼭 필요한만큼 급유하고 있고 물, 음식물 등을 많이 모자라지 않을 정도로만 싣는다. 추가 서비스를 요구할 경우 최근들어 부쩍 "준비하지 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라는 여승무원의 사과가 많아진 것 또한 이 때문이란 게 관계자들의 귀띔이다.
한 외국항공사의 경우 종이류를 탑재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우기도 했다. 이 항공사의 대안은 아이패드 사용. 생태 관련 전문사이트 트리허거닷컴에 따르면 아이패드는 1.5파운드(680g)의 무게로 35파운드(15.87kg)의 서류 정보를 실을 수 있다. 이에 따르면 연료비용은 약 120달러 가량 줄어든다.
대한항공(003490)은 승무원 개인 수하물 2kg 줄이기 캠페인을 벌인 바 있다. 저가항공사는 짐 없는 고객의 운임을 깎아주는 이벤트를 상시 진행한다.
몸무게 100kg 이상의 고객은 추가 운임을 내게 한다거나 항공기의 페인트를 벗기는 `이색 대책`이 나오기도 했다. 항공기 동체 페인트를 벗기면 대당 200kg 가량 무게가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 속도를 지키는 건 `너무나 당연한` 조치가 됐다.
한진해운, 현대상선 등의 주요 선박은 최대 50km/h 이상 속도를 낼 수 있다. 하지만 되도록이면 30km/h를 준수한다. `경제 속도`를 지키면 유류비를 15% 이상 아낄 수 있기 때문. 업계에서는 아덴만 해역같은 해적 출몰지역이 아니면 속도를 내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주유 트렌드도 바뀌었다. 해운사들은 유류비가 저렴한 로테르담 등 유럽 항구에서 기름을 채운다. 인터넷 역경매 시스템이나 공동 구매로 유류비를 절감하는 경우도 부쩍 늘었다.
항공사들의 경우 운항 방식이 바뀌었다. 기존에는 착륙시 구간별로 고도를 하강하는 방식이었지만 최근엔 연속강하접근(CDA)을 도입하고 있다. 중소형 항공기는 활주로를 다 달리게 하지 않고 중간에 진입케 한다. 착륙한 이후엔 엔진 중 하나를 끄게 하는 것도 강화했다.
단순히 아끼는 것이 아닌, 새로운 항로 개설 및 신형 항공기, 선박 도입에도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장거리 노선이 많은 대한항공은 비행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40개 경제항로를 개발, 발표했다.
해운사들은 `북극`에 주목한다. 북극의 해빙면적이 크게 늘면서 북극항로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유럽까지 북극항로를 이용하면 수에즈운하를 통과할 때보다 거리는 36%, 시간은 절반 가까이 줄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