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 25.3%, 원할 때 여름휴가 못 가
by김현아 기자
2011.07.10 11:00:00
8월 첫째 주에 집중..생산직·중소기업 시기 맞추기 어려워
올 해 휴가비 대기업 56만3000원, 중소기업 42만9000원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근로자 10명 중 2명 이상은 자신이 원하는 기간에 여름휴가를 가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생산직 근로자들은 선택하기 더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근로자 523명과 100인 이상 376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1년 하계휴가 실태조사'에 따르면 여름휴가는 8월 첫째 주에 가장 많이 사용하고, 근로자 25.3%는 원하는 기간에 못가는 것으로 조사됐다.
근로자들은 ▲ 8월 첫째 주(7.31~8.6) 45.3% ▲ 8월 둘째 주(8.7~8.13) 18.5% ▲ 7월 넷째 주(7.24~7.30) 17.0% ▲ 7월 셋째 주(7.17~7.23) 4.9% 등의 순으로 답했다. 기업들도 8월 초순을 가장 많이 계획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74.7%의 근로자들은 여름휴가를 원하는 기간에 간다고 했지만, 25.3%는 그렇지 못하다고 답했다.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회사에서 특정한 기간 지정(59.7%)'하거나 '직장동료와의 일정 조정(26.9%)', '가족 구성원간의 일정 조정(9.2%)' 등이 이유였다.
'회사에서 특정기간 지정' 때문이라는 응답은 대기업(44.7%)보다 중소기업(66.7%)에서 월등히 높았다. 생산직(75.0%)에서 매우 높게 나타났는데, 이는 생산직의 특성상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휴가가 실시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 ▲ 하계휴가비 수령액 및 지출(예상)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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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안 가는 근로자는 받는 휴가비보다 쓰는 돈이 적지만, 국내여행을 가는 사람은 휴가비보다 15만4000원을, 해외여행을 가겠다는 사람은 64만1000원을 더 사용하겠다고 답했다.
대기업·미혼·여성 직장인일 수록 해외여행을 선호했다. 여행을 계획한 사람 중 해외여행을 가겠다는 비중은 여성 16.3%, 남성 12.4%, 미혼 19.0%, 기혼 11.0%로 조사됐다. 대기업 근로자는 17.9%, 중소기업은 11.7%다.
대기업에 다니고 미혼이며, 여성일수록 하계휴가를 해외로 갈 확률이 높아지는 것. 국내여행에서 가장 선호하는 곳은 동해안(41.8%), 해외여행은 동남아시아(51.8%)였다.
여름휴가비를 주는 중소기업의 비중이 크게 늘기도 했다. 올 해 직원들에게 휴가비를 주는 중소기업은 72.7%로, 지난 해(61.1%)에 비해 11.6% 포인트 증가했다. 여름휴가비를 지급하는 대기업의 비중은 81.4%로 지난 해(74.3%)에 비해 7.1% 포인트 증가했다.
하지만 콘도 대여 등 편의를 제공하는 곳은 대기업(81.1%)이 중소기업(23.4%)보다 월등히 많았다. 삼성그룹이 내수경기 부양을 위해 1인당 20만원의 국민관광상품권을 주고, 현대중공업이 하서리 휴양소를 개방하고 가족캠핑장을 개설하는 등 직원들의 알뜰 휴가를 지원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올 해 기업들의 평균 여름휴가비는 48만6000원으로 지난해(46만2000원)보다 2만 4000원(5.2%) 늘었다. 대기업 56만3000원, 중소기업 42만9000원인데 전년 대비 대기업은 5만6000원(11.0%), 중소기업은 2만2000원(5.4%)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