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화·고무값 뛰니..대체제 생산 화학업계 `싱글벙글`
by전설리 기자
2011.02.16 07:07:07
면화·천연고무, 국제 상품시장서 연일 사상최고가
대체제 합성섬유·합성고무 가격 덩달아 강세
호남석유, 금호석유, LG화학 등 실적 전망 `쾌청`
[이데일리 전설리 기자] `소프트 원자재`로 일컬어지는 면화와 천연고무 가격이 연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면서 석유화학업체들이 활짝 웃고 있다.
대체제인 합성섬유와 합성고무 원료의 가격이 뛰면서 이를 생산하는 석유화학업체들 실적 역시 사상 최대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국제 시장에서 면화 가격은 150년 만에 최고가를 기록했다. 지난 11일(현지시간) 뉴욕국제거래소(ICE)에서 원면 3월 인도분 선물 가격은 장중 한때 사상 최고치인 파운드당 1.9455달러까지 치솟았다.
천연고무 가격도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도쿄 상품거래소 장외거래에서 천연고무 7월 인도분 선물 가격은 kg당 522.50엔(톤당 6267달러)를 기록했다.
2008년 말부터 시작된 면화와 천연고무 가격 상승세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기울기가 급속도로 가팔라졌다. 글로벌 이상 기후로 생산량이 줄어든데다 중국, 인도 등 신흥국의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주요 경작지 수확 시기 등을 감안할 때 면화와 천연고무 가격이 올해 상반기까지 강세를 지속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 국제 면화 및 천연고무 가격 추이 (출처: 하이투자증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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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합성섬유 원료를 생산하는 호남석유화학(011170)과 KP케미칼, 합성고무를 생산하는 금호석유(011780)화학과 LG화학(051910) 등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의 실적이 당분간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호남석유화학과 금호석유화학은 사상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호남석유화학 관계자는 "최근 면화 가격의 급등으로 대체재인 합성섬유 가격이 강세를 나타내면서 실적이 좋아졌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LG화학 관계자도 "천연고무 공급 부족과 타이어 등의 세계적인 수요 증가로 합성고무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다"며 "현재 수급 상황을 고려할 때 합성고무 가격이 당분간 강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한 달간 합성섬유 원료인 고순도테레프탈산(PTA), 모노에틸렌글리콜(MEG) 가격은 각각 9.7%, 9.3% 올랐다. 합성고무의 원료인 부타디엔(BD) 가격은 11.1% 뛰었다.
하이투자증권의 이희철 연구원은 "면화와 천연고무 가격의 강세가 지속되면서 이를 대체할 수 있는 합성섬유 원료, 합성고무 등의 수요가 뚜렷하게 증가하고 있다"며 "전세계적인 이상 기후와 중국, 인도 등 인구 대국의 경제 성장에 따른 수요 증가를 감안할 때 소프트 원자재 강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합성섬유 가격의 강세는 SK이노베이션(096770), GS칼텍스, S-Oil(010950), 현대오일뱅크 정유 4사의 수익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 업체들이 생산하는 주요 석유화학제품인 파라자일렌(PX)은 합성섬유의 기초 원료로 최근 PX 가격 역시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PX 가격은 최근 한 달간 3.5%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