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 확산` 게임사 정말 수혜 볼까

by유환구 기자
2009.11.15 10:40:00

게임 트래픽 증가.."10월 매출 사상최대" 분석도
휴교 대신 방학은 줄어..PC방도 2차감염 `위험지대`

[이데일리 유환구기자] "신종플루 때매 학교에 안 나가니 친구들을 못 만나서 심심해요. 그래도 숙제도 안해도 되고 아침에 일찍 안 일어나도 되니까 좋아요. 그리고 제가 좋아하는 `테일즈 런너` 게임을 마음껏 할 수 있으니 너무 좋아요~"

일산의 한 초등학교 3학년생 김 모양(10)은 즐겁다. 신종플루 영향으로 1주일째 임시 휴교 중이라서다. 평소 즐기던 게임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나서 행복하단다.

신종플루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야외활동이 크게 줄고 있고, 휴교령이 내려진 학교도 점차 늘고 있다.

주식시장에서도 반사이익을 누릴 만한 업종에 자연스럽게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신종플루 고위험군인 10대들이 즐기는 게임산업이 주목받고 있다.



게임산업의 성수기와 비수기를 가르는 기준은 방학이다. 10대 학생들이 주요 고객이라는 얘기다. 특히 실내 활동 비중이 높아지는 겨울방학은 더 큰 성수기로 꼽힌다.

이런 까닭에 과거 황사나 사스 등으로 야외 활동이 위축되면 어김없이 게임산업이 반사 이익을 누렸다. 이번에도 예외는 아니다.

13일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국내 4대 주요 게임포털의 평균 순방문자수와 총체류시간은 지난달 전월대비 각각 4.6%, 10% 증가했다. 개학 영향으로 지난 9월 트래픽이 낮았다는 점을 고려해도 증가세가 상대적으로 높았다는 평가다. 

 

▲ 주요 4대 게임포털 총체류시간(자료: 코리안클릭)


특히 10대 사용자 비중이 4개 주요 게임포털 중 가장 높은 넥슨은 순방문자와 총체류시간이 전월대비 각각 6.9%, 11.8% 증가했다. 한게임도 고스톱과 포커게임 트래픽 급증으로 총 체류시간이 전달대비 40.3% 늘어났다.



게임업체 한 관계자는 "온 나라가 신종플루 영향으로 시름에 잠겨 있는 마당에 수혜 여부를 언급하는 게 꺼려진다"며 "연령층마다 고르게 이용자가 증가하며 트래픽이 늘고 있는 게 감지되는 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네오위즈게임즈는 세부 게임별로 볼때 학생들이 많이 즐기는 피파온라인2(+10%), 슬러거(+18%), 알투비트(+11%)가 전달대비 상승폭이 컸다고 밝혔다.

김창권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지난달 마지막주와 전년동기를 비교하면 게임 이용자가 73.4% 증가했으며 비수기인 10월에 일부 기업이 사상 최대 월별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이에 "게임업종의 4분기 실적 모멘텀이 강화되고 있다"며 "엔씨소프트(036570)와 네오위즈게임즈(095660), CJ인터넷(037150)을 투자 유망 종목으로 제시한다"고 밝혔다.

이동준 삼성증권 연구원도 "최근 온라인 교육주와 홈쇼핑 관련주, 게임주들이 신종플루 영향으로 실적에서도 청신호가 켜지고 있다"며 이 가운데 NHN(035420)과 엔씨소프트를 실질적으로 매출이 증가할 수 있는 기업으로 꼽았다.



하지만 몇 가지 짚어봐야 할 대목이 있다. 자세히 살펴보면 `앞당겨진 특수`로 볼 수 있는 측면도 있다. PC방 이용자 감소 우려도 무시못할 부분이다. 

신종플루로 임시휴교를 하더라도 법적 수업 일수는 채워야한다. 임시휴교를 하는 일수만큼 방학이 줄어든다는 얘기다.
 
이렇게 본다면 12월에 집중되는 4분기 성수기 효과가 10월과 11월로 분산되는 것일뿐 총 매출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란 추정도 가능하다.

아울러 게임산업의 주요 매출원인 PC방의 경우 오히려 매출이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학교 휴교령이 내려지면 아이들이 PC방으로 몰릴수 있다고 예상할 수도 있지만 PC방은 2차 감염 지역으로 꼽힌다. 과거 사스가 창궐할때 중국에선 PC 이용정지 조치가 내려진 사례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