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 급락..`AIG 구제 불구 금융불안↑`

by전설리 기자
2008.09.18 01:22:33

AIG 구제 불구 리보 `9년 최대폭 급등`
신용경색 심화→금융불안 지속
AIG 45% `폭락`..골드만·모간스탠리도 `급락`

[뉴욕=이데일리 전설리특파원] 17일(현지시간) 뉴욕 주식시장이 급락세를 타고 있다.
 
다우 지수는 장중 300포인트 이상 떨어지기도 했다. 나스닥 지수와 S&P500 지수는 3% 이상의 낙폭을 기록중이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아메리칸인터내셔널그룹(AIG)의 구제에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단기금리가 급등하는 등 신용경색이 심화되면서 금융불안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8월 주택착공건수가 17년래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부진한 경제지표도 투자심리 위축에 일조했다.

오전 11시51분 현재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1만759.64로 전일대비 299.38포인트(2.71%) 떨어졌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135.5로 72.4포인트(3.28%) 내렸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1174.88로 38.71포인트(3.19%) 밀려났다.

국제 유가는 원유재고가 4주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상승세다.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10월물 인도분 가격은 전일대비 배럴당 79센트(0.87%) 오른 91.94달러를 기록중이다.



미국 정부의 AIG 구제 조치에도 불구하고 단기 금리가 치솟는 등 금융권의 신용경색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단기 금융시장의 유동성을 가늠하는 3개월짜리 리보(런던은행간금리)가 3.06%로 전일대비 19bp 상승했다.

이는 지난 1999년 9월29일 이후 9년래 가장 큰 상승폭이다.

미국 국채 수익률과 리보의 차이를 의미하는 TED 스프레드도 전일대비 64bp 확대된 283bp를 기록, 지난 1987년10월20일 `블랙먼데이` 이후 최고치에 올라섰다.

이같은 현상은 리먼 브러더스의 파산보호신청 이후 금융회사의 추가 파산에 대한 우려감이 사그러들지 않으면서 은행간 대출시장이 꽁꽁 얼어붙은데 따른 것이다. 대신 미국 국채로 매수세가 몰리는 `안전자산선호` 현상은 가속화되고 있는 결과로 풀이된다.

다만 AIG 앞날에 대한 걱정이 최고조에 달했던 전날 사상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던 미국의 하루짜리 콜금리는 5.03%로 1.41bp 떨어졌다. 전날에는 3.33bp 급등한 바 있다.

로날드 타룬 독일 란데스뱅크 바덴뷔템버그 트레이더는 "모두다 다음에 넘어질 곳이 어디인지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면서 "아무도 상대방을 믿지 않고 있어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금융시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AIG가 정부의 구제에도 불구하고 45.1% 폭락세다.

연준은 전날 AIG에 최대 850억달러의 브릿지론을 지원하는 대신 지분 79.9%를 넘겨받는 방안에 합의했다. AIG는 앞으로 2년간 자산을 매각해 정부 대출금을 상환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AIG의 신임 최고경영자(CEO)로 에드워드 리디 전 올스테이트 CEO가 선임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모간스탠리(MS)는 기대를 넘어선 실적에도 불구하고 36% 급락세다. 골드만삭스(GS)도 24% 떨어졌다.

모간스탠리는 전날 장 마감 직후 3분기 순이익이 14억2500만달러(주당 1.32달러)로 전년동기 15억4300만달러(주당 1.44달러) 대비 7.6%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팩트셋 리서치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주당순이익 79센트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반면 샌디스크(SNDK)는 39.8% 급등했다.

샌디스크 이사회는 전날 삼성전자의 58억5000만달러(주당 26달러) 인수 제안을 만장일치로 거부했다.

샌디스크는 삼성전자의 제안이 회사의 가치를 현저하게 낮게 평가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삼성전자가 샌디스크의 장기적 가치를 제대로 평가할 경우 협상 여지를 열어두겠다고 밝혔다.



8월 주택착공건수는 17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상무부는 8월 신규주택 착공건수가 연율 89만5000채(계절조정)로 전월대비 6.2%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17년래 최저치로 마켓워치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95만5000채도 하회한 수준이다.

주택건설의 선행지표인 건축 허가건수는 더욱 부진했다. 전월대비 8.9% 감소한 85만4000채에 그쳤다. 이는 26년래 최저치다.

주택 건설업체들은 시장 침체로 쌓여가고 있는 재고 소진을 위해 착공을 유보하고 있다. 그러나 수요 둔화 속에서 차압주택이 시장으로 유입되면서 재고 소진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는 실정이다.

글로벌 인사이트의 패트릭 뉴포트 이코노미스트는 "주택건설업계가 여전히 깊은 침체에 빠져 있고, 올해 남은 기간 내내 그럴 것으로 보인다"며 "시장에 너무 많은 주택들이 나와 있다"고 분석했다.


상무부는 지난 2분기 경상수지 적자 규모가 전분기의 1764억달러에서 1831억달러로 확대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국내총생산(GDP)의 5.1%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부문별로 보면 상품수지 적자가 전분기의 2110억달러에서 2163억달러로 증가했다. 서비스수지 흑자는 339억달러에서 358억달러로 늘었다.

순 자본유입이 전분기의 1904억달러에서 1367억달러로 감소했다. 외국인의 미국 금융자산 취득 규모가 큰 폭으로 줄어든 탓이다.

반면 외국인의 미국내 직접 투자는 전분기의 804억달러보다 늘어난 938억달러로 집계됐다.